'억' 소리 나는 보석 단검…골프계 가장 특별한 우승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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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헨드가 24일 모로코 라바트의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하산2세 트로피에서 우승한 뒤 단검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모로코왕립골프협회 제공

스콧 헨드가 24일 모로코 라바트의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하산2세 트로피에서 우승한 뒤 단검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모로코왕립골프협회 제공

24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파73) 18번홀(파5)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하산2세 트로피(총상금 250만달러) 시상식. 우승자인 스콧 헨드(호주)가 우승 트로피로 받은 단검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리자, 그린을 둘러싼 갤러리 사이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골프계에서 가장 특이하고 강렬한 우승 세리머니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일반적인 골프 대회 우승 트로피는 반짝이는 은빛 컵 형태다. 하지만 모로코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결이 다르다. 모하메드 6세 국왕의 동생이자 모로코왕립골프협회(FRMG) 회장인 물레이 라시드 왕자가 모로코 왕실의 예우를 담은 보석 단검을 우승자에게 하사한다. 이날 최종합계 15언더파 204타로 우승을 차지한 헨드도 40만달러(약 6억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단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단검 트로피의 공식 명칭은 대회 이름과 동일한 하산2세 트로피다. 모로코 전통 단검 ‘칸자르’를 본뜬 특별한 트로피로, 이는 모로코 왕실을 상징하는 귀중품으로 국왕이 최고 예우를 갖출 때 내리는 징표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하산2세 트로피의 우승 세리머니는 해적 영화의 한 장면 같다”며 “골프에서 가장 터프한 세리머니”라고 평가했다.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에 따르면 단검 트로피의 가치는 6만유로(약 1억원)에 이른다. 황금으로 세공된 검집과 자루에는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가 촘촘히 박혀 있다. 붉은색 루비는 모로코 국기의 배경색, 녹색 에메랄드는 국기 중앙의 오각별을 의미한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하산2세 트로피는 그동안 친선 대회와 DP월드투어를 거쳐 현재 PGA 투어 챔피언스 대회로 치러지고 있는데, 단검 트로피만은 반세기의 세월 동안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형태 자체가 실제 ‘흉기’인 탓에 우승자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1997년 우승자인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를 비롯해 여러 챔피언이 출국 심사장에서 단검 때문에 진땀을 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010년 우승자인 리스 데이비스(웨일스)는 기내에 트로피를 반입하기 위해 라바트 공항 보안 당국은 물론 모로코 왕실로부터 특별 면책 허가 서한까지 받았다.

트로피가 독특하기로 유명한 건 같은 기간 열리는 PGA투어 더CJ컵바이런넬슨도 마찬가지다. CJ컵의 우승컵도 일반적인 컵 모양이 아니라 활자 도판 형태다. 한국의 가장 위대한 유산인 한글과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라바트=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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