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CEO포럼] “AGI 시대에 인류 역사의 과거 경험은 무의미, 가장 먼저 경험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미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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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아이티비즈 박시현 기자]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4일 ‘217회 영림원CEO포럼에서 ‘에이전틱 경제 시대’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대식 교수는 “생성형 AI가 ‘답을 만드는 도구’였다면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며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시장 질서를 바꾸는 새로운 경제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며,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고 자율성을 가진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와 AI 에이전트가 노동, 조직, 비즈니스 경쟁력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살펴보고, CEO들이 지금 준비해야 할 AI 활용 전략과 미래 생존 조건을 제시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AGI는 소프트웨어만 대체 = 인공지능(AI)은 인간의 특정 능력 하나를 대체한다. 알파고는 바둑을 잘 두고 챗GPT는 대화를 잘한다. 그런데 AGI는 잠재적으로 인간의 모든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다. 불과 3년 전 챗GPT가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AI가 인간의 능력을 개별적으로 대체하는 건 가능하더라도 모든 능력을 대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2025년 하반기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실리콘 밸리의 빅테크들은 매우 재미있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AGI를 논의할 때 개념적 또는 철학적이었는데, 지금은 인간의 모든 능력은 사실 정리되기 어렵고 더구나 정말 모든 능력을 대체해야 될까?라는 현실적인 논의를 하게 됐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다 보니까 ROI가 중요해졌고 그래서 모든 능력보다 돈이 되는 능력만 우선 대체해 보자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대부분 OECD 국가들의 경제 활동을 보면 농업은 10% 미만이며, 제조업은 20~25% 정도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업무와 서비스다. 그럼 업무와 서비스는 무엇인가? 회사에 출근해 컴퓨터를 켰는데 인터넷이 안 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더구나 컴퓨터까지 망가지면 퇴근하는 게 맞다. 바로 이것이 유레카 순간이었다.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AGI는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만 대체하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소프트웨어다. AI로 인간이 쓰는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 이것도 좁게 해석하면 AGI라고 할 수 있다. AI로 소프트웨어 문제를 풀자라는 게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는데 이것을 ‘바이브 코딩’ 또는 ‘에이전틱 코딩’이라고 부른다.

2023년 11월 챗GPT가 등장했다. 당시 챗GPT의 능력은 대화를 하는 거였다. 대화라는 것은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AI가 하는 능력을 만약에 사람이 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챗GPT의 능력은 30초 정도의 능력을 대체했다. AI 기술은 계속 발달해서 2025년에는 45분 정도의 능력을, 현재는 6시간 정도의 능력을 대체하고 있다.

AI의 역사에서 챗GPT가 등장한 2023년보다 더 중요한 시점은 2025년 8~9월이었다. 이때부터 바로 AI로 AI를 개선하는 신기한 일이 벌여젔다.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AI를 AI의 개선에 쓰기 시작하면서 AI 성능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올해 초 들어 클로드는 챗GPT의 능력을 초월했다.

일반인들은 챗GPT보다 제미나이가 더 좋고 제미나이보다 클로드가 더 좋다고 얘기하는데 적절하지 않다. 각자의 전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클로드는 에이전틱 AI, 제미나이는 콘텐츠, 챗GPT는 대화에 강점이 있다. AI를 어디에 쓰는지에 따라서 선택하면 되겠지만 당연히 비즈니스에서는 현재 클로드가 가장 좋다.

AI가 하는 능력을 만약에 사람이 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의 의미를 다른 예로 설명해보겠다. 두 회사가 있다고 하자.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문제를 풀어야 되는데 한 회사는 AI를 쓰고 다른 회사는 AI를 쓰지 않는다면 두 회사의 경쟁력 차이는 2023년에는 30초였는데 2025년에는 45분으로 벌어지고, 현재는 6시간 정도의 차이가 나고 있다. 문제는 미래다.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다 보니 2026년 말에는 두 회사의 경쟁력 차이는 일주일로 벌어지고 2028년에는 놀랍게도 2년 차이가 나게 된다.

여기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I 시대에 절대로 AI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망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으며, 반대로 동일한 일을 하는 경쟁사가 먼저 AI를 잘 활용하는 순간 회사는 어려워지고 망할 수는 있다는 점이다. 그 격차가 2년 이상 벌어지면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 AI를 쓰지 않다면 2년 정도의 마지막 남은 골든타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엔트로픽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의 충격 = 엔트로픽은 4월 7일 새로운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를 공개해 충격을 던져줬다. 클로드의 라인업은 가장 큰 모델인 오퍼스, 중간 모델인 소넷, 소형 모델인 하이쿠로 이뤄져 있는데 미토스는 오퍼스보다 더 상위 모델이다. 미토스는 원래 4월 말 출시 예정이었는데 정식 출시되지 않고 일부 기업 및 기관에만 공개됐다. 그 이유는 기존 AI 모델보다 2배 정도 코딩을 잘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해킹 능력이 좋아서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금융, 통신, 물류 등 모든 소프트웨어를 다 해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TCP/IP 인터넷망을 관리하는 운영체계인 BSD 유닉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소프트웨어로 알려졌는데 미토스가 지난 27년간 수많은 전문가조차 발견하지 못한 BSD 유닉스의 버그를 발견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미토스를 이용해 인터넷을 완전히 하이재킹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미토스가 불량국가나 테러단에 들어가는 순간 인터넷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결국 엔트로픽은 미토스를 출시하지 않는 대신 ‘프로젝트 글래스윙(Glasswing)’을 시작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를 기반으로, 세계 유수 기업들이 사이버 취약점 검증과 대응 체계를 공동 구축하는 국제 협력 체계다.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시스코, 애플 등 150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AI 시대에는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강력한 AI 모델을 가진 기업이나 국가가 이론적으로 전 세계의 모든 경쟁자들의 전산망을 무너뜨릴 수 있다. 하나의 전략적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1945년 미국만 핵무기를 가졌을 때 상황과 비슷하다. 지금 중국 리더라면 잠을 못 잘 것이다. 만약에 미국과 중국에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은 군대를 보낼 필요가 없다. 미토스를 뿌려 중국 전산망을 무너뜨릴 것이다.

그러면 지금 중국은 밤을 새서라도 미토스급의 AI 모델을 개발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GPU 수만 대를 동시에 돌려서 3개월에서 6개월간 학습을 시켜야 되는데 이 비용이 수천 억원 단위다. 그러다 보니 그 정도의 GPU 용량을 가진 국가들 또는 빅테크들만 미토스 수준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현재 그레이스 블랙웰 같은 가장 고성능 GPU의 중국 수출이 금지돼 있어 중국은 아무리 좋은 알고리즘을 개발해도 미국 기업들의 모델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 정부에서 뭔가의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 이를테면 다양한 중국 사기업들의 여러 AI 모델들을 하나로 합쳐서 내셔널 챔피언 AI를 개발하거나 사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 센터를 국영화할 가능성이 있다.

◆왜 직접 바이브 코딩을 해야 할까? = AI는 이 정도로 코딩과 해킹 능력이 발전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은 바이브 코딩이었다. 바이브 코딩은 자바, 파이썬, C++ 등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라 영어, 한국어, 독일어 등 자연어로 코딩하는 것이다. 2025년 하반기에 AI가 AI를 개선하면서 올해 초부터 복잡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조차도 자연어로 코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직접 바이브 코딩을 해보길 바란다. AI는 자전거 타는 거랑 비슷하다. 책으로 배우거나 교수의 강연을 듣지 않고 내가 직접 타보고 넘어지며 고생해야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인류 역사상 다른 사람이 타는 자전거를 관찰만 하고 자전거를 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직접 바이브 코딩을 해야 할까?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하나의 새로운 문명 또는 새로운 대륙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것과 같다. 유럽 구대륙에는 많은 소문이 돌아다녔다. 아메리카 신대륙에는 길거리에 금이 있고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고.

사업하는 사람이 두 명 있다고 하자. 한 명은 아메리카 신대륙에 갔다 온 사람들의 책을 열심히 읽고 강연도 듣는다. 그리고 아메리카 신대륙을 상상한다. 다른 한 명은 모든 것 다 제치고 아메리카 신대륙에 직접 가본다. 누가 성공할까? 당연히 후자이다. 대부분의 역사에서는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웬만큼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일기 예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도 내일 날씨는 오늘과 비슷하다고 하면 80% 맞다. 단 내일 태풍이 불면 100% 틀린다. 이런 걸 특이점이라고 부르는데 역사에서는 가끔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지 않은 특이점들이 종종 있다. 유럽 역사에서는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이 그런 특이점이었다. 현재 AI는 비즈니스 또는 사회적인 관점에서 특이점이다. 3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한 후 인간은 지구에서 가장 똑똑했다. 그런데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에 가장 똑똑한 존재의 자리를 기계에게 넘겨주고 2등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경험할 첫 세대이다. 다시 말해 AGI 시대에 인류 역사의 과거의 경험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먼저 경험을 해야 하고 특히 가장 먼저 경험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많은 바이브 코딩 도구들이 있고 사용하기에 너무 쉽다. 이를테면 스웨덴 스타트업 ‘러버블’이 만든 AI 기반 개발 플랫폼은 만들고 싶은 앱을 말로 설명하면 쉽게 만들어주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에 대한 트렌드를 알고 싶은데 매일 아침 여러 사이트를 들러보고 신문을 읽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든다. 러버블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사이트를 긁어모아서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각 국가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일하는 분야의 정보를 다 가져와서 자동으로 한국어로 번역한 다음에 한 장짜리 뉴스레터로 요약해 매일 아침 8시 자신의 이메일로 보내주는 앱을 만드는 데 15분이 안 걸린다. 이걸 경험하면 AI에 대한 이미지가 아마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모든 기업들이 바이브 코딩을 하고 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2025년 12월부터 개발자들이 더 이상 코딩을 하지 않고 있으며, 구글의 최신 버전의 제미나이 코드의 75%는 AI가 생성하고 이후 인간 엔지니어의 승인을 거치고 있다. 바이브 코딩을 활용하면 6주 걸리는 일을 6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경쟁사가 쓴다면 우리 회사도 쓰지 않을 수 없다.

◆AI, 콘텐츠 제작에 획기적인 변화 불러일으켜 = AI가 AI를 쓰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물론 지난 2년간 AI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편집이 안 됐다. AI로 90분짜리 장편 영화를 만들었는데 여자 주인공 얼굴이 10초에 한 번씩 바뀌면 경제적으로 의미가 없다.

이 문제는 올해 1월 중국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시댄스 2.0'을 출시하면서 완전히 해결됐다. 사진 한 장과 짧은 프롬프트만으로 영화 수준의 고해상도 영상을 만들어낸다. 참고로 현재 AI의 기초 기술은 미국 빅테크가 제일 앞서 있지만 응용 기술은 중국 기업들이 더 낫다. 우리나라와 2년~3년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AI로 만든 영상이 이제 할리우드에서 만든 VFX하고 구분이 안된다. 할리우드 영화는 한 편 만드는데 2천억~3천억이 들지만 AI 영상 생성 모델을 활용하면 몇천만 원에 만들 수 있다.

힉스필드라는 아주 흥미로운 회사가 있다. 카자흐스탄 출신 엔지니어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설립한 이 회사는 AI 기반 비디오 제작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힉스필드는 ‘시댄스 2.0’을 사용해 최근 ‘제퍼(Zephyr)’라는 K-팝 걸그룹을 론칭했다. 첫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나서 우리나라 SM, YG, JYP 등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기존 방법으로 걸그룹을 론칭하려면 10년 이상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런데 제퍼를 준비하는 데 일주일 걸렸고 비용도 몇천만원 정도였다. 제퍼는 5명의 여성 아이돌 그룹인데 다 AI로 만들었고 음악, 노래 모든 것이 100% AI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힉스필드는 제퍼가 실패하면 다음 주에 또다른 그룹을 론칭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힉스필드는 또 똑같은 기술을 사용해 광고 회사를 차렸는데 이것 때문에 제일기획, 이노션 등이 패닉 상태다. 이전에 광고를 제작하려면 수십억원을 대행사에게 줬다. 그런데 힉스필드 마케팅 스튜디오에 사진 몇 장 찍어서 올리면 하루 만에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광고를 AI로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그 제품을 평가하고 리뷰하는 인플루언서 수십 명을 동시에 만들어준다. 그리고 힉스필드는 ‘바이럴리티 프레딕터’라는 앱을 개발했는데 숏폼이나 광고 영상이 SNS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를 AI가 미리 예측하고 점수를 매긴다.

구글이 개발한 ‘스티치’라는 바이브 코딩 앱도 직접 써보길 바란다. 엔트로픽이 만든 ‘클로드 디자인’과 비슷한 스티치는 한국어로 디자인을 완벽하게 완성시켜준다. 이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해서 바이브 코딩 도구에 집어넣으면 완벽하게 돌아가는 앱을 만들어준다. 우리가 1~2년 전에 이런 앱을 만들려면 수천만 원 주고 외주를 줘야 했다. 이 스티치를 활용해 가족만의 홈페이지, 가족만의 앱 같은 것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생성형 AI 마무리되고 에이전틱 AI 시대 열려 = 2012년에 토론토 대학교 제프리 힌튼 교수가 딥러닝 심층 학습이라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인식형 AI가 완성됐고 이때부터 AI가 세상을 알아봐서 우리는 자율주행 자동차 같은 걸 개발하고 있다. 2023년에 나온 챗GPT가 보편화되면서 우리는 생성형 AI 시대에 살고 있는데 생성형 AI는 이제 마무리가 됐다.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다. 바로 에이전틱 AI가 시작됐다. 생성형 AI가 정보를 만들어준다면 에이전틱 AI는 이를테면 AI가 여행 정보는 물론 예약, 결제까지 다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에이전틱 AI는 원래 2025년에 시작해 2030년에 완성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몇 가지 기술 발전 덕분에 2027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틱 AI가 진짜 AI다. 레스토랑에 비유하면 생성형 AI는 에피타이저이며, 에이전틱 AI는 메인디쉬다.

마지막 단계는 피지컬 AI다. 왜 로봇이 필요할까? 에이전틱 AI는 디지털 세상에서만 실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특히 공장은 물질적인 공간이다. 피지컬한 세상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 피지컬 AI의 완성에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오픈클로’가 등장하면서 에이전틱 AI 세상이 바뀌었다. 오픈클로는 매우 흥미로운 에이전틱 AI다.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피터 슈타인버거가 만든 오픈클로의 등장으로 현재 에이전트 AI가 폭발하고 있다. 왜냐하면 오픈클로는 지휘자 에이전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에이전트 AI 또는 에이전트들이 수십 개, 수백 개, 수천 개가 아마 돌아갈 것이다. 이 에이전트들이 서로 소통을 안 하고 독립적으로 일하면 일이 꼬일 수 있다. 다른 회사의 에이전트들이 서로 소통하고 순서를 정리해야 하는데 이러기 위해서는 에이전트들 위에 작동하는 지휘자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사실 2025년에 메타와 오픈AI가 만들려고 시도하다 실패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 사람이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1월 깃허브 오픈소스 플랫폼에 올라왔는데 오픈 소스 역사상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됐다.

오픈클로는 개인이 만들다 보니까 너무 버그가 많아서 전문가들만 설치하라고 권하고 있다. 일반인이 설치하면 컴퓨터가 하이재킹 당할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리스크가 있는데도 중국에서는 올해 2월부터 오픈클로로 난리가 났다. IT 생태계에 엄청난 AI 열풍이 불어 스타트업이 수천 개 등장했으며, 특히 2월에는 바이두에 오픈클로가 탑재됐다. 카카오에 오픈클로가 탑재된 것과 비슷하다.

지휘자 에이전트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지만 가장 단순한 게 쇼핑이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검색하고 결제하면 물건이 우리 집에 배송된다. 그러나 검색과 결제는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데 지휘자 에이전트가 있다면 보안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면 이런 에이전트한테 한 달에 한 번씩 예산만 주면 된다. 그때그때 에이전트가 알아서 필요한 것을 스스로 구매한다. 개인에게 집사가 생기고 기업에서는 에이전트가 직원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현재 오픈클로는 중국에서 사용 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보안 문제 때문이다. 오픈클로를 개발한 피터 슈타인버거는 2월 16일 엄청난 연봉을 받고 오픈 AI로 이직했다. 아마 몇 달 후면 챗GPT 안에 보안 문제가 해결된 오픈클로 같은 지휘자 에이전트 기능이 당연히 들어갈 것이다. 지금 빅테크들은 목숨을 걸고 가장 먼저 보안 문제가 해결된 오픈클로 같은 지휘자 에이전트를 출시해야 한다. 그게 나오는 순간 3년 전에 나온 챗GPT보다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이미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엔비디아는 ‘네모클로’를 출시했으며, 엔트로픽은 ‘카이로스’를, 구글은 ‘제미나이 스파크’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카우트’를 준비하고 있다.

◆에이전트들 간의 전쟁 격화 = 에이전틱 AI가 가장 먼저 영향을 줄 분야는 금융이다. 올해 2월 ‘코인베이스’라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에이전트 월렛’을 출시했다. 이 얘기는 앞으로 에이전틱 AI가 독립적, 자율적으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는 ‘에이전트 커머스 스위트’를 만들었다. 이제 이론적으로는 에이전트 AI가 결제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다. 구글은 에이전트 AI가 물건을 사고팔 수 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 ‘유니버셜 커머스 프로토톨(UCP)’을 만들었다. 이런 것들은 아마 올해 여름이나 가을에 완성될 것이다. 그러면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인데 30년 만에 온라인 쇼핑이 에이전트 쇼핑으로 대체되고, 20년 만에 온라인 뱅킹이 에이전틱 뱅킹으로 대체되는 등 점점 에이전트 경제 사회로 바뀔 것이다.

온라인과 에이전틱의 차이는 단순하다. 온라인은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소비자가 검색하고 소비자가 선택한다. 에이전틱은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AI가 검색하고 선택해주는 경제 사회라고 보면 된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도 요즘 이슈다. 클로드 코워크는 매우 훌륭한 에이전틱 AI이며 대기업의 많은 직원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성능만 좋은 것이 아니고 빨리 업데이트되어 새로운 지식이 지속적으로 추가된다. 새로운 지식이 추가될 때마다 그 지식 서비스를 하는 Saas들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왜냐하면 에이전틱 AI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1~2년 동안 SaaS 비즈니스 하는 회사는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할 것 같다. 에이전틱 AI가 SaaS를 잡아먹느냐, SaaS가 방어를 하느냐가 관심거리다. SaaS가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개 있지만 아무것도 안 하다가는 에이전틱 AI한테 잡아먹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6년에서 2027년에 에이전트들 간의 전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그 플레이어들은 주로 미국과 중국 회사들이다. 아쉽게도 한국 회사는 하나도 없다. 이쯤 왔으면 카카오나 네이버가 에이전틱 서비스를 이미 시작을 했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없다.

◆에이전틱 AI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 에이전틱 AI는 전체 경제 활동의 큰 그림에도 변화를 준다. 역사적으로 해석하면 중세 시대는 봉건주의 사회였다. 봉건주의 사회에는 독립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소비자층이 사실 없었다. 다시 말해서 중세 시대의 모든 비즈니스는 B2B 또는 국가와 국가 간의 비즈니스뿐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이 벌어지면서 제대로 된 소비자층이 드디어 생기기 시작했다. 독립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또 하나 등장하다 보니 세 가지 비즈니스가 가능해졌다. 바로 B2C, C2B, C2C다.

그런데 2026년에 독립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또 하나 등장했다. 에이전트는 독립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영역이 5가지가 새로 생겨난다. B2A(에이전트), C2A, A2B, A2C, A2A다. 각 비즈니스 영역은 천조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비즈니스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실리콘 밸리에서 약 2주 전이다. 빠르게 이해도가 높아갈 것이며 특히 먼저 해보는 기업들이 이해를 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를테면 컴퓨터를 판매한다고 하자. B2B는 회사에 컴퓨터 천 개 납품하는 비즈니스다. 가격이나 신뢰 관계, 서비스가 중요하다. 반대로 컴퓨터를 한 명한테 팔 수 있는 게 B2C다. 가격도 중요하겠지만 광고 이미지도 중요하다. B2A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에이전트 경제 시대에는 사람이 쇼핑을 안 한다. 에이전트가 대신 쇼핑을 한다는 것은 내가 팔고 싶은 물건이 에이전트한테 걸리도록 유도를 해야지 납품 서비스 광고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 에이전트에게 내 물건이 보여야 되는데 그것은 아마 사람이 하지 않을까 싶으며, 물건을 파는 에이전트가 물건을 사는 에이전트하고 협상을 하던가 알아서 할 것이다.

에이전틱 AI의 등장은 다른 비즈니스에도 큰 영향을 준다. 바로 데이터센터 인프라이다. AI를 하려면 데이터센터가 많이 필요하다. 첫 번째 LLM을 학습시킬 때 데이터센터가 필요한데 한 번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돈을 벌 수가 없다. AI 모델을 만든 빅테크들은 다 적자다. 돈을 벌려면 이 모델을 누군가 써야 되는데 그 쓰는 과정을 추론이라고 부르고, 추론할 때 그 단위가 토큰이다.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빅테크들은 돈을 벌 수 있다.

추론용 데이터센터는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2025년 예측으로는 2030년까지 추론용 데이터센터에 약 3천 조 정도를 투자해야 된다는 말이 돌았는데 에이전트 AI가 올해 초부터 가능해지면서 이것보다 10배 정도 규모가 늘어날 거라고 전망되고 있다.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사람도 토큰을 쓰고 기업도 토큰을 쓰는데 에이전트가 토큰을 더 많이 쓴다. 왜냐하면 에이전트는 쉬지 않고 24시간 일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경제 성장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의 80% 정도다. 현재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데이터센터와 연관성 있는 비즈니스뿐이다.

◆제조업 강국 대한민국, 피지컬 AI 경쟁력 있어 = 이 강연의 마지막 주제는 피지컬 AI다. 나는 10년 전까지 로봇을 연구했는데 도중에 포기했다. 2015년 미국 국방부에서 휴머노이드 경진대회를 플로리다에서 개최했는데 KAIST팀도 초대받아 참석했다. 결과는 비참했다. KAIST팀이 만든 로봇은 넘어지고 엎어지고 성능에 문제가 많았다.

자연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알프스 산양은 가파른 절벽을 넘어지지 않고 잘 다닌다. 지난 수억 년의 진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를 푼 것이다. 문제를 풀지 못한 산양들은 추락해서 죽어 현재 후손이 없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조상들이 몇천만 년 전에 문제를 다 풀었기 때문이다.

피지컬 AI에는 큰 비밀이 있다. 학습 기반이기 때문에 로봇들을 훈련시켜 줘야 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훈련 없이 시뮬레이션만으로도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는 시뮬레이션이 70%이며, 30% 정도는 여전히 사람이 하나하나 가르쳐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래서 어쩌면 피지컬 AI 시대에 대한민국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일 수도 있다.

빅테크들이 아무리 GPU가 많아도 학습만은 자동화하는 게 어렵다. 사람이 가르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올해 우한에 로봇 학습센터가 생겨서 지금 수백 명이 앉아서 로봇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런데 인건비가 감당이 안 되니까 인도 노동자들을 데려다가 머리에 카메라를 달아놓고 일하는 것을 데이터화하고 있다. 테슬라 같은 회사는 옵티머스를 아르바이트생 대학생들이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런데 학습 기반 AI의 특징은 데이터 분포와 퀄리티가 AI 모델의 퀄리티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챗GPT가 영어만 학습하고 한국어를 학습하지 않았다면 한국어를 못할 것이다. 피지컬 AI도 비슷하다. 누가 학습시켰는지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학생들이 로봇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이렇게 배운 로봇들이 제일 잘하는 행동은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 즉 집에서 청소하기, 세탁기 틀어주기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피지컬 AI의 비즈니스 로드맵에서 가정용 로봇은 가장 마지막이다. 완성도가 제일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 1톤짜리 로봇을 걸어 다니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적용한 분야가 사람이 없는 제조업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길거리에 다니는 아르바이트생들 데려다가 배 용접을 못 시킨다. 자동차 조립도 못하는데 비행기 조립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 얘기는 진정한 의미에서 제조 피지컬 AI는 반드시 로봇을 학습시켜야 하며, 특히 가르쳐 주는 사람이 일반인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제조업에서 동일한 일을 20년 넘게 한 베테랑들이 가르쳐 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며 기회다.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제조업 비율이 매우 높고 특히 스펙트럼이 넓다. 신기하게 우리는 비행기도 만들고 반도체도 만드는데 김치 공장도 있다. 종이 빨대도 여전히 한국에서 만든다. 창원이나 울산에 가면 똑같은 일을 20년 넘게 한 베터랑 직원들이 아직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은퇴가 멀지 않았다. 젊은 직원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이다. 은퇴하기 전에 20년 넘게 그 몸에 쌓아놓은 지식을 데이터화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모션 데이터 팩토리’를 반드시 만들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은 인터넷에 없는 데이터로 만들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 진입 장벽을 하나 만들 수 있다.

◆“AGI가 마켓파워를 가질 것” =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AI는 하나의 기술이지만 AGI는 자본주의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AGI로 인해 지능이 자동화된다면 노동의 가치가 0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AGI가 마켓파워를 가질 것이라는 뜻이다. 마켓파워는 시장 지배력이라고 부르는데 한계 비용 이상으로 가격을 마음대로 높일 수 있는 힘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지금 어른들은 인생의 행운아라는 것이다. 3년전 챗GPT가 등장했을 때 강연을 듣고 있는 여러분들은 이미 어른이었다. 평생 사람하고만 경쟁했고 그 경쟁에서 이겼다. 그런데 지금 초등학생 또는 중학생들은 10~15년 후에 취업을 해야할 텐데 그때는 AGI가 있어 어떤 커리어를 선택하든 첫 취업부터 AI와 경쟁해서 이겨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AI보다 더 저렴하게 일을 하겠다고 해서 취업을 해도 노동의 가치가 너무 떨어져서 정상적인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만큼의 소득을 못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최근 기본 소득에 관한 얘기를 자꾸 하기 시작했다.

엔트로픽은 올해 3월에 에이전틱 AI의 발전 속도와 실제 업무 대체 가능성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에이전틱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은 매니지먼트, 비즈니스, 금융, 컴퓨터, 법률 등의 업무였으며, 대체할 수 없는 일은 공사장, 배관공, 농업, 간호사 등이었다. 이것은 문제다. 에이전틱 AI가 대체하는 일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가장 많은 교육을 받아야 되고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업종들이다. 반대로 에이전틱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업종들은 교육을 많이 안 받아도 되고 소득도 낮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문제다. 예를 들어 판교에서 억 단위의 연봉을 받는 개발자가 바이브 코딩 때문에 실업자가 돼서 바리스타가 된다면 본인의 연봉만 10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소득세도 10분의 1로 줄어들어서 국가적으로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현재 서울 대치동 어머니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을 국영수 학원에 보내는 대신 예체능 학원에 집어넣고 있다고 한다.

◆토큰맥싱 시대 =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토큰맥싱’이라는 경쟁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토큰을 최대한 많이 쓰라는 것인데 즉 AI를 최대한 많이 쓰라는 의미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 엔지니어는 앞으로 본인 연봉의 반 정도를 토큰에 써야 된다라고 했으며, 엑센추어는 토큰을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승진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무분별한 토큰 소비가 업무의 실질적인 효율로 이어지지 않고 막대한 비용만 초래하는 역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AI 시대의 인건비는 월급 더하기 토큰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에서는 CTO(Chief Token Officer)라는 역할이 새로 생겼다. 앞으로 CFO와 CTO의 역할이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I 시대에는 일하는 방식과 기업 구조 자체가 바뀔 것이다. 예를 들어 IT와 HR이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AI가 기업에 도입되는 순간 HR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프롬프트를 잘 입력하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있고 2024년에는 AI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했는데 옛날 얘기다. 2025년부터는 바이브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2026년 이후에는 최대한 많은 에이전트가 대신 일을 해주는 사람이 가장 경쟁력있는 사람으로 떠올랐다.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이전틱 AI를 잘 쓰면 대부분 업무와 서비스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이 30~40% 올라간다. 사실 우리는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생산성이 이렇게 올라가면 미국 기업들은 남는 인원을 해고해 버린다. 아마존은 전 직원 170만 명 중에 70만 명을 2년 후에 해고하겠다고 했다. 당연히 한국에서는 법적으로도 불가능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아니다. 분명히 에이전트 AI를 쓰면 생산성이 올라가는데 남는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쓰는지가 가장 큰 문제다.

◆“100칸의 긴 기차의 첫 번째 칸에 타야 먼저 미래를 경험” = AI 경쟁은 예측할 수가 없다. 예측을 못하더라도 쓸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AI 경제와 사회는 어딘가로 가고 있는 긴 기차다. 100칸이나 된다. 우리는 이 기차에 타겠다고 동의한 적이 없지만 이미 기차에 타고 있고 마지막 종착역이 어딘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까? 그렇지 않다. 어디로 가는지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지만 이 100칸짜리 기차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첫 번째 칸에 타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칸에 타야 기차가 방향을 바꾸는 걸 가장 먼저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첫 번째 칸에 탄 사람들은 미래를 먼저 경험한다. 첫 번째 칸에 탄 사람들에게 현재가 100번째 칸에 탄 사람들에겐 미래다. 첫 번째 칸에 탄 사람들은 100번째 칸 사람들에게 뭘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

첫 번째 칸에 탄다라는 것은 에이전틱 AI 같은 것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쓰는 것이며, 그렇게 하면 이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AI 시대에는 일자리가 없어질 거라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인간이 하는 일을 표로 정리해봤다. 세로 축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일들이며, 가로 축은 정답이 있는 일들, 정답이 없는 일들이다. 인간의 미래 업무는 이 네 가지 중에 하나다.

누군가 혼자서만 일을 하려고 하며 정답이 있는 일만 하려고 하면 말려야 한다. 이건 AI가 다 대체할 것이다. 혼자서 일하는 걸 좋아하는데 정답이 없는 일을 선호한다며 좋은 것이다. 그 사람은 연구나 예술을 하면 된다. 정답이 없는 경우에는 사람이 AI와 협업을 하는 게 맞다.

함께 해야 되지만 정답이 있는 일들에는 뭐가 있을까? 제일 단순한 건 사회에서 선생님들이나 의사들이 이런 일을 한다. 의사와 선생님들은 정말 중요한 일을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직업에 비해 교과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병원에 입원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맹장 수술을 창의적으로 한다면 큰일 난다. 교과서를 따라야 된다. 그럼 이런 건 AI가 다 대체할까? 아니다. 사람과 AI의 역할이 각각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과 숙제 채점 등 기술적인 건 다 AI가 할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는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가 있기 때문에 그 관계는 선생님이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회사에서도 이런 일을 하는데 휴먼 스킬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해야 되는데 정답이 없는 일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새로운 비즈니스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이 해야 할 것이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세일즈 마케팅 업무일 수도 있겠지만 영업 에이전트들이 다 할 것이다.

마무리하겠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처음 할 때 다 수작업으로 한다. 1883년 칼 벤츠가 처음 자동차를 만들었을 때 수작업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고 엉성했다. 1910년 헨리 포트가 모델 T를 제안하면서 대량 생산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덕분에 시간과 돈이 절약되고 퀄리티도 좋아졌다. 2026년 우리가 돈을 주고 구매하는 물질적인 제품은 대부분 공장에서 찍어내고 있다. 최근 에이전트 AI를 연구하면서 느낀 것이 물질적인 제품은 대량 생산하면서 업무와 서비스는 다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업무와 서비스는 지적 능력이 필요한 행위인데 지금까지 지적 능력은 인간만 가지고 있었다. 이제 에이전틱 AI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점점 많은 영역에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면서 자동화가 이뤄지면 당연히 지적 노동은 대량 생산될 수 있을 것이다. 물질적인 제품에서 100년 전에 했던 대량 생산이 이제 업무와 서비스에서도 가능해졌다.

AI 시대에 사람과 기계의 경쟁보다 더 중요한 경쟁은 나와 나보다 AI를 더 잘 쓰는 다른 인간들과의 경쟁이다. 기업 차원에서는 AI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AI를 잘 사용하는 방법을 먼저 이해한 경쟁사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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