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노' 강다윗 변호사랑 서이(서로이웃)이에요. 블챌(블로그챌린지)하면서 블로그에 빠졌는데 강 변 블로그가 있더라고요. 강 변 말투도 똑같고 드라마에서 승소하고 회식한 맛집 장소 추천 등도 올라와서 진짜 서초동에 있는 사람 같았어요."
20대 직장인 이모씨(28)는 tvN '프로보노' 블로그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드한 플랫폼으로 평가받던 블로그가 2030 유입층이 늘어나며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호흡이 짧은 쇼츠와 달리 긴 호흡으로 2030 팬덤을 사로잡는 덕질(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행위) 요소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 참여자 80% 'MZ세대'
14일 네이버리포트에 따르면 네이버 블로그 콘텐츠 발행량은 지난 2023년 2억4000만개에서 지난 2025년 3억3000만개로 늘었다. 2년 만에 블로그 이용량이 37.5% 증가한 것. 이런 성장 배경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블챌'로 불리는 블로그 챌린지가 꼽힌다.
블로그 챌린지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 글감, 사진 갯수, 장소 추천 등 매해 요구 조건 하나를 달성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캠페인이다. 출석 도장을 찍듯 챌린지에 참여하면 네이버페이와 함께 블로그에서 쓸 수 있는 유료 이모티콘의 일종인 스티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MZ세대에게는 '돈 버는 일기장'으로 불린다.
일상을 공유하는 SNS 특징은 살리면서 성취감까지 제공해 일종의 게이미피케이션(게임 요소 적용) 효과까지 나타나 이용자가 급증했다. 지난해 블로그 챌린지에 참여한 10·20·30대는 전체의 80%에 달했다.
콘텐츠 주제, 형식, 용도에 제한이 없어 일상을 공유하는 방식도 기존 SNS와 차별화됐다. 지난 2024년 실시한 '포토덤프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포토덤프는 지난 2022년 해외에서 유행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렌드로 사진을 쏟아붓듯 대량으로 업로드하는 걸 의미한다. 각 잡고 꾸민 A컷 사진보다 자연스러운 B컷 사진을 여럿 올려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는 사진을 게재할 수 있는 숫자가 정해진 인스타그램과 달리 100장 이상 올릴 수 있다. 챌린지가 끝난 이후 현재까지도 '일상 포토덤프'를 제목으로 한 게시글이 이어질 만큼 일상 기록이 블로그의 핵심 콘텐츠가 됐다.
일상이나 취미가 소상하게 공유되면서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네트워크 효과도 일어났다. 취업준비생 전모 씨(26)는 "블로그 챌린지 참여를 놓치지 않으려고 친구들이랑 같이 열을 올린 적 있다"며 "블로그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자세하고 매일 일상을 시시콜콜하게 사진마다 적을 수 있어 지인들이랑 같이하는 재미가 있다. 마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라 챌린지 참여를 놓칠 거 같으면 서로 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덕질 '과몰입' 장치로 떠 오른 블로그 마케팅
기업이 블로그를 이색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한 이유다. 그간 기업들은 블로그를 정보 제공 플랫폼으로 이용해왔다. 하지만 블로그가 MZ세대 사이에서 일상 기록 플랫폼이 되면서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식으로 마케팅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프로보노' 측은 주인공 강다윗 변호사의 블로그가 일상 기록과 마케팅을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프로보노'는 속물 판사가 공익 변호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블로그는 강다윗 변호사의 변화,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대문 타이틀이 '오앤파트너스 강다윗 변호사'에서 '법무법인 눈에는 눈 대표 변호사'로 드라마 회차에 따라 바뀌고, 콘텐츠 업로드 역시 이에 맞춰 이뤄진다. '프로보노' 속 세계관이 블로그를 통해 작품 밖으로 확장된 것이다.
블로그 운영자인 강다윗 변호사다. 그는 블로그에 "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프로보노'가 방송됐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기사에 이름 나오는 건 익숙한데 TV 화면에 제 얼굴이 잡히는 건 아무래도 조금 민망했다"고 소감을 전한다. 실제 변호사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처럼 승소 후 팀원들과 함께한 회식 맛집을 소개하기도 한다.
'서사소비' 가능한 블로그
코어팬덤이 중요한 아이돌 업계에서도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신인 남자 아이돌 킥플립은 공백기에 연습생부터 데뷔 과정까지 멤버들이 직접 작성한 일기들을 블로그에 공개했다. 마지막 월말 평가, 연습생 휴가일, 데뷔일 확정된 날 등 생생한 멤버들의 일상을 확인할 수 있어 당시 팬은 물론 커뮤니티에서도 '감다살(감이 다 살았다)' 마케팅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아이돌과 팬이 소통하는 SNS는 인스타그램, 엑스(X·구 트위터),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버블 등이다. 해당 플랫폼은 이미지나 단문으로 게시물을 게재하는 경우가 많아 팬들이 멤버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세세한 감정들을 확인하긴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이를 깬 것이 블로그라는 평가다.
배우 한소희 역시 SNS를 운영하는 것과 별도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힙하다"는 이미지를 얻었다. 모친과 관련된 논란, 열애설과 관련된 의혹 등에 대해서 한소희가 직접 입장을 밝힐 때에도 블로그가 효과적인 창구가 됐다는 반응이 당시에도 흘러나왔고, 한소희 역시 블로그 운영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민 방송통신대 영상미디어학과 교수는 "이미지·단문 중심의 피드 형태 콘텐츠는 발견성을 높이는 데 좋지만 알고리즘에 의존적이라 통제권을 확보하기 어렵고 휘발성이 강하다"며 "반면 블로그는 팬들이 능동적으로 '서사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덕질을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파고들 여지가 있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기록 간 연결이 탄탄한 블로그가 매체적 강점을 지닌다는 의미다.
이어 이 교수는 "과거에도 블로그는 있었지만 MZ세대의 관심사가 세분화되면서 블로그가 더욱더 각광받을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20대 사이에서 최근 블로그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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