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씽' 박지현, 강동원·엄태구 제치고 센터 된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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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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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지현이 '와일드씽'을 연기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전했다.

박지현은 2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와일드씽' 인터뷰에서 그룹 동방신기의 오랜 팬임을 밝히며 "콘서트를 다니고, 플래카드를 들어본 경험들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더 끼를 부리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했다.

'와일드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재결합 무대를 선보이는 과정을 전하는 영화다. 배우 박지현은 강동원, 엄태구와 함께 '트라이앵글'의 홍일점으로 활약한다.

박지현이 연기하는 도미는 '트라이앵글'의 센터이자 '절대매력'이란 타이틀로 불리는 멤버다. 박지현은 무대 위 상큼발랄함부터 무대 뒤 거친 걸크러시를 오가는 반전 매력과 재벌가 며느리의 우아함까지 뽐내며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코믹 모먼트를 가감 없이 드러내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박지현은 "어떤 역할을 맡든, 연기를 하든, 후회를 하는 지점이 있다"며 "이번엔 선배님들이 잘하셔서 제가 무대 위에서 센터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 거 같았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트라이앵글'의 센터 도미에 대해 "메인보컬의 실력, 출중한 외모, 그런 배짱이 있기 때문에 활동을 하면서도 전혀 눈치보지 않고 자신감 넘치게 무대 위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박지현과의 일문일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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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 후 반응이 좋았다. 개봉을 앞둔 기분이 어떤가.

= 처음 뮤직비디오 올라오고 나서 기대해 주시고, '이게 사실이냐'고 해주시더라. 반응이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영화를 봤을 때에도 제가 생각했던 거보다 재밌게 나온 거 같더라. 저도 기대가 너무 크다.

▲ '조금 더 망가질 걸'이라는 후회를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말했다.

= 어떤 역할을 맡든, 연기를 하든, 후회를 하는 지점이 있다. 이번엔 선배님들이 잘하셔서 제가 무대 위에서 센터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 거 같았다. 제가 생각지도 못한 엄태구 선배님, 강동원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부럽기도 했다. 준비했던 무대 연습 기간보다 촬영이 짧아서 아쉬웠다. 무대에서 더 해보고 싶었는데, 제한된 시간 속에 촬영을 해야 해서 '한번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 싶었다. 엔딩 요정 같은 표정이나 뮤직비디오에서도 더 다양한 걸 해볼 걸 싶더라.

▲ 센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 일단 자신감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최대한 상큼하게, 자신감을 갖고 하자 싶었다. 그래서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를 보며 자의식을 내려놓고, 철판 깔고, 즐기려고 했다. 안무도 최대한 틀리지 않으려 하고, 동선도 맞추려 했다. 그런데 그보단 '심취할 걸' 싶더라.

▲ 보컬 트레이닝도 열심히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라이브도 가능한가.

= 라이브보다는 지도편달이 필요한 수준이다.(웃음) 화려한 보컬의 기술을 연마하기엔 불가능했다. 그래서 음악에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했다. '어떡하지' 이런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려 했다. 댄스도 표정에 좀 더 전달하려고 했다.

▲ 시대적 배경을 직접 경험하진 않았는데, 어떻게 이해했을까.

= 그 시대의 감성을 알고 있어서 습득에 어려움은 없었다. 자료 조사는 많이 했다. 그 당시 유행했던 헤어스타일 이런 걸 재현하려고 했다. 그 시절의 방송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영상들을 보며 말투를 따라 했다. 제가 노력했다기보다는 많은 스태프들이 그 시기를 미술, 음악으로 다 재현해주셔서 그냥 제가 그 시기에 존재하는 거 같았다. 그냥 그 안에서 그 정서로 연기를 했다. 저는 핑클의 이효리 선배님을 중점적으로 봤다. '트라이앵글'이 1집엔 청량하고 순수한 콘셉트고, 2집엔 강렬하고 퍼포먼스가 화려하게 변신한다. 이효리 선배님은 저희 1집과 비슷한 콘셉트였다면, 솔로는 섹시하고 강렬했다. 도미가 두 이미지를 가져가서 그렇게 차용했다.

▲ 그런데 극중 1위 발표 무대에서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 무대 의상을 그대로 차용한 그룹이 등장했다. 영화 속에서 핑클을 본 소감은 어떤가.

= 핑클뿐 아니라 샤크라 같은 분들도 있고, 그 시절 느낌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구나 싶었다.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저렇게 디테일을 살렸을까 싶고.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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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은 박지현 씨가 카메라를 잘 찾아서 '탁월한 스타성'이라고 평하더라.

= (강)동원 선배님의 댄스는 엄청나고, 짧은 시간 안에 브레이크 댄스를 소화하는 걸 보며 놀랍고 경이로웠다. 항상 연습 시간은 서너 시간씩 일찍 와서 땀 범벅이 돼 있었다.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정말 댄스 쪽으로도 성공했을까 싶었다. 엄태구 선배님은 댄스는 모르겠고(웃음), 연습 때는 다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데 무대 위에 올라가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더라. 제가 무대 체질이라고 동원 선배님이 말하는데, 저보단 태구 선배님이 진정한 무대 선배님이, 무대 체질 같았다. 전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앞의 랩 파트에서 윙크를 100만번을 해서 전 윙크를 다 빼앗겼다. 무대 위에서 정말 날아다니셨다. 현역 아이돌 못지않게 귀여움이 남달랐다.

▲ 음악방송에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는데, 촬영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 연습한 것에 비해 무대 촬영은 이틀 정도였다. 그게 너무 아쉬웠다. 또 무대에 서 있던 순간에 얻은 희열을 다시 느껴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 허황된 꿈이 있었던 거다. 저희는 어쨌든 편집의 서포트를 받았다면, 무대에 서는 가수는 그런 도움 없이 홀로 하는 거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현실적으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아무래도 저만의 욕심이지 않았나 싶더라.

▲ 공약으로 걸면 재결합 무대가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 멤버들끼리 얘기를 했는데, 저희 리더께서 강경하게 정말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하지 말자고 하시더라. 가수들은 그 무대를 위해서 많은 노력과 열정을 바치는데, 저희가 뭐라고 무대에 서는 것도 부끄럽고 폐가 되는 것도 있는 거 같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거 같아서 어렵지 않을까 싶다.

▲ 도미가 재벌가에 시집갔음에도 일회성 무대를 위해 뭉친다. 그런 결정의 원동력은 뭐라고 보나.

= 도미는 현실적이고 재력을 얻길 바란다. 그래서 재벌가에 시집도 간 거고. 하지만 그때의 꿈을 잊지 못한 거다. 무대에 섰을 때 희열감도 있고. 도미는 돈이 많아서 무대에 서고 싶을 때 설 수 있을 거 같고, 본인의 선택대로 움직이는 멋있는 친구라 새로운 '트라이앵글'을 응원하는 것도 도미스러운 엔딩 같았다.

▲ '와일드씽'에서 멤버들의 전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도미는 돈을 밝히고 현실적인데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을까.

= 도미는 똑똑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 시절엔 아이돌이나 가수가 큰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비해서. 하지만 도미는 먼 미래를 내다보고 그 시절에도 가수로 성공하면 세계적인 스타가 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진 거 같다. 그 생각을 하고 최대한 적은 인원으로 데뷔해서 본인의 몫을 단단히 챙겨서 돈을 벌고 싶었던 거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도미가 가수의 길을 택한 건 타고난 것도 있는 거 같다. 메인보컬의 실력, 출중한 외모, 그런 배짱이 있기 때문에 활동을 하면서도 전혀 눈치보지 않고 자신감 넘치게 센터로서 무대 위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 도미와 실제 성격과의 싱크로율은 어떨까.

= 씩씩하고 멋있으면서도 도미처럼 살면 안 되지 않나.(웃음) 우리 모두 사회생활을 하니까. 우리는 예의와 규범을 지켜야 하지 않나. 그럼에도 도미 같은 삶을 누구나 꿈꾸는 건데 저 역시 마찬가지다.

▲ 트라이앵글의 노래가 너무 좋았는데, 처음 듣고선 어땠나.

= 중독성이 강해서 너무 재밌게 들었다. 운전할 때마다 계속 들어서 가족들이 '그만 좀 들으라'고 했다. 전 1집도 좋았지만 2집도 좋아했다. 그럼에도 처음에는 막막했다. 음역대가 높아서. 녹음할 때에도 지도에 따라 열심히 녹음했다.

▲ 안무 연습은 어땠나.

= 제 몸에 춤이 생각보다 없었다. 혼자 추는 건 그나마 나을 텐데 단체로 하는 거다보니 다 같이 함께해야 하는 안무들이 있어서 어려움이 더 배가 됐다. 저 혼자 틀리면 다 같이 무너지고 동선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많이 잘못되는 게 있어서 초반에 개인 레슨으로 안무를 습득할 때보다 합을 맞출 때 더 어려웠다.

▲ 동방신기 팬으로 유명했다. 트라이앵글 데뷔 후 다시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보니 어떻던가.

= 팬들의 문화가 더 와닿았다. 제가 그때 당시에 팬들이 풍선을 흔들고 하는 걸 경험해봤던 사람이다보니 '빨초파 이러면 누구 팬덤 색깔인데', '저걸 다 썼다고' 이런 디테일이 떠오르고, 앙코르 무대 하거나 할 때에도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잘 알고 연기해서 도움이 됐다. 만약에 현시대의 아이돌을 연기하라고 했으면 못했을 거 같다. 시대가 발전한 만큼 안무도 어렵고, 제가 한 안무도 저에겐 너무 어려웠는데 그것보다 훨씬 복잡한 동선과 안무를 소화하는 아이돌을 보면서 존경심이 들기도 했다.

▲ 코미디도 도전 아닌가. 연기 합은 어땠을까.

= 연기 합은 대선배님들이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테이크를 갈 때마다 다양한 모습이 나왔다. 다만 제가 코미디 연기를 많이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연기하면서도 '이게 맞나' 계속 질문했고, 영화를 보고나서도 '잘했나' 싶더라. 어떻게 해야 '웃기나'를 고민하기보다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 '와일드씽'이 박지현의 연기 인생에서 어떤 의미일까.

= 정말 큰 도전이었다. 가장 어려운 걸 노력했고, 하고 나서도 많은 숙제를 남겨준 작품이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에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거 같고, 그리고 하고나서야 '이런 맛이 있구나' 싶더라. 그래서 더 연기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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