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 폭염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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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더 취약한 소외층…주변 사각지대 챙겨야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1995년 시카고 폭염(1995 Chicago heat wave)은 현대 재난사에서 폭염 피해와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사건 중 하나다. 1995년 7월 중순 최고 기온이 40℃ 안팎을 오르내리며 약 일주일간 무려 739명이 폭염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공식 추정됐다. 습도까지 높아 체감 온도는 50℃까지 치솟았고, 도시 열섬 현상으로 밤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아 피해가 더 컸다. 당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기상청(NWS)은 피해 현황을 심층 조사해 보고서로 남겼다. 이미지 확대 경남 양산 42.5도…얼음과 손수건 (양산=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경남 양산지역 낮 최고기온이 42.5도를 기록한 2일 오후 양산시 양산남부시장에서 한 상인은 목에 얼음 밴드를 걸고, 다른 상인은 머리 위에 손수건을 올려놓고 일하고 있다. 2026.8.2 image@yna.co.kr 시카고 폭염은 기후와 질병 관점에서뿐 아니라 사회학적 측면에서도 주목받았다. 에릭 클라이넨버그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참사의 원인과 배경 등을 수년간 추적 조사해 '시카고 폭염 - 도시 재난의 사회적 부검' 제하의 저서를 출간했다. 1년 반 가까이 현장을 다니며 왜 그리 많은 이가 폭염에 희생됐는지 조사 분석한 책이다. 이를 통해 희생자 대부분이 가난하고 치안이 불안한 지역의 빈곤층 독거노인이었다는 비극이 드러났다. 희생자 다수가 에어컨 없는 작은 방에 살았지만, 범죄 표적이 될까 봐 외출을 꺼리고 창문조차 열지 못하다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 실패도 있었다. 시카고 보건 당국은 초기에 폭염의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고 대비책도 거의 없었다. 폭염은 자연재해이긴 하지만, 희생자가 폭증했던 건 '사회적 재해'이자 인재(人災)였다. 사회적 상황과 연결망에 따라 비극의 규모가 달라진 것이다. 이 사건은 도시재난 관리 분야에서 폭염에 따른 인명 피해 원인이 기후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고립 문제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조선 후기엔 폭염에 잘 대처한 기록이 전해온다. '정조실록' 18년 7월 28일 자에 따르면 정조는 선친 사도세자의 묘를 옮긴 현륭원 주변에 수원 화성(華城)을 건설하는 국가적 대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무더위에 지친 일꾼들을 걱정해 공사를 멈추라는 교서를 내렸다고 한다. 정조는 내의원에 내린 교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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