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만 조금 궂으면 뼈마디가 쑤시고 살이 떨려 금방 까무러치게 아팠다.(윤흥길/묵시의 바다) 좋으니 궂으니 해도 궂은일에는 부모 형제고 좋은 일에는 남이라 안 해요?(박경리/토지) '궂다'가 형용사로 쓰인 보기다. 비나 눈이 내려 날씨가 나쁠 때, 일이나 상황이 안 좋고 험할 때 쓴다. 동사로 쓰이는 '궂다'도 있다. '눈이 멀다'다. 비로소 '궂기다'의 비밀이 풀린다. '생명이 없어지거나 끊어지다'라는 그 말. 영원한 눈 감음이자 눈 멂이 곧 죽음 아닌가. 이제 '궂긴 소식'도 알겠다. 사람의 죽음을 알리는 말이나 글이다. 부고(訃告)나 부음(訃音)의 동의어처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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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 캡처
궂긴 소식은 궂기다를 관형형으로 만들어 소식을 꾸미는 꼴이다. 띄어 쓴다. 하지만, '궂긴인사'는 한 단어로 보아 붙여 쓴 예가 있다. 작은사랑에 들어가서 노인께 궂긴인사를 여쭙고….(김학철/격정시대) 새루 궂긴인사허구 보입시다.(홍명희/林巨正) 윗사람이 죽었을 때 그 상주에게 하는 인사가 궂긴인사다. 한편 '궂기다'가 '일에 헤살이 들어 잘 되지 않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도 있다. '일을 짓궂게 훼방함. 또는 그런 짓'이 헤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런 용례가 보인다. "하는 일마다 궂기니 살풀이라도 해야겠다." 그렇다. 헤살을 막는 해살(解煞. 살을 풀다)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박남일, 『우리말 풀이사전』, 서해문집, 2007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유통사 교보문고)
2. 고려대 출판부(김윤식·최동호 편저), 『한국 현대소설 소설어사전』, 1998
3. 표준국어대사전
4.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6월24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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