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설계한 단백질 신약이 처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신약 개발의 난제였던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실제 환자 치료 단계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은 1일 중증 천식치료제 ‘GB-0895’가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출자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투자한 유일한 AI 신약 개발 기업이다.
마이크 낼리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 최고경영자(CEO·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개발한 단백질 신약이 임상 3상에 진입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AI 신약 개발 시장이 연구 단계를 넘어 환자 치료 단계에 들어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임상 3상은 세계 40여 개국에서 1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GB-0895는 기도 염증을 일으키는 TSLP 단백질을 차단하는 항체 치료제다. 낼리 CEO는 “기존에는 한 달에서 두 달 간격으로 맞아야 했지만 약물의 결합 친화도를 높이고 반감기를 90일 이상으로 연장해 6개월에 한 번 맞는 제형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항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3상에 도달하려면 통상 8~10년이 걸린다. 반면 GB-0895는 개발 착수 후 4년 만에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플랫폼이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생성형 AI는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거꾸로 뒤집는다. 지금까지는 수천 개 후보물질의 특성을 하나씩 시험하며 최적의 물질을 골라냈다. 반면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의 생성형 AI 플랫폼은 처음부터 원하는 기능과 형태를 갖춘 단백질을 직접 설계한다. 목표 질환에 맞는 이상적인 단백질을 거꾸로 계산해내기 때문에 실험을 반복하며 정답을 찾던 기존 방식보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은 임상 1상부터 중등도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안전성과 약동학, 약력학 데이터를 한 번에 확보했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 2상을 생략하고 바로 임상 3상으로 직행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만든 패스트 트랙 ‘디지털 트윈과 모델링 기반 개발(MIDD)’을 활용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3조원 이상을 들여야 한다. 제약업계는 AI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간과 비용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가 생성형 AI를 적용했을 때 향후 제약업계에서 90조~160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낼리 CEO는 “AI가 설계한 신약이 수천 명 단위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검증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중증 천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업화 단계에 들어서면 대량 생산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은 현재 암젠,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뿐 아니라 MD앤더슨암센터, 로스웰파크암센터 등 세계적 암센터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보스턴=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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