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탁정수 인포시즈 대표 “130억원 투자 유치…한국형 AI 의사결정 표준 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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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정수 인포시즈 대표탁정수 인포시즈 대표

온톨로지 전문기업 인포시즈가 130억원 규모의 첫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한국형 의사결정 인프라 구축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IMM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공동 리드하고 넥스트랜스 등 전략적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인포시즈는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반도체, 에너지, 제조 등 국내 강점 산업의 온톨로지 표준을 만들고 세계 시장 진출을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탁정수 인포시즈 대표는 15일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투자 유치는 기업의 데이터, 실행, 의사결정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경쟁력의 결과”라고 자평했다.

인포시즈는 도면, 설계도, 규정, 3D 모델 등 기업의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지식 구조로 바꾸는 전문기업이다. 기업이 가진 지식의 설계도로, 어떤 설비가 어느 공정에 속해 있고 어떤 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정리한다. 온톨로지가 없으면 AI는 문서를 읽기만 할 뿐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탁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경쟁사와의 차별점 역시 독자적인 기술 축적에 있다. 탁 대표는 “후발 주자 대부분은 팔란티어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합류하거나 외부 템플릿을 가져다 쓰는 구조지만, 인포시즈는 2018년부터 그래프 기술에 투자하며 독자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해 왔다”며 “2021년부터 전사 연구개발(R&D) 방향을 온톨로지 및 지식그래프로 전면 재편해 남들이 방향을 바꾸기 전부터 이 길을 걸어온 누적이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제조, 플랜트,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I가 실시간으로 리스크를 판단하거나 규정 변경을 자동으로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 도입 열풍에도 실제 업무 성과가 미흡한 원인에 대해 탁 대표는 '구조적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AI 환각(할루시네이션)이 심각하며 모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맥락을 AI에 전달하는 구조의 문제라는 점이 명확해졌다”며 “그 구조가 바로 온톨로지 기반 시멘틱 레이어”라고 강조했다. 인포시즈는 AI가 답변 도구에서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트로 넘어가는 흐름에 맞춰 ERP, MES, PLM 등 기존 업무 시스템이 AI를 전제로 재설계될 때 필요한 바닥 기술을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 강자인 팔란티어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기술 접근 방식과 범위를 꼽았다. 탁 대표는 “팔란티어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정형화해 오브젝트화하는 방향이라면, 인포시즈는 정형과 비정형 데이터를 각각의 특성에 맞게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한다”며 “특히 반도체와 중공업 분야의 도면을 처리하는 뾰족함은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금은 인재 확보와 산업별 도메인 표준 구축, 글로벌 진출 등 세 가지 축에 쓰일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아이비리그 석·박사 출신 중심의 기술 조직을 강화하고, 반도체와 에너지 등 특정 산업군에서 '인포시즈 온톨로지 표준'이라 부를 수 있는 참조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에너지와 플랜트 수요가 높은 중동, 정유 산업 중심의 미국 휴스턴, 제조업 강국인 독일을 1차 거점으로 삼았다.

탁 대표는 “한국에는 제조, 에너지, 방산 등 해외 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수십 년간의 산업 지식과 현장 문서가 있다”며 “이를 AI가 이해하는 언어인 온톨로지로 바꿔내는 것이 한국의 차별적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AI 도입 자체가 혁신이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의 재설계가 혁신”이라며 “한국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의사결정 인프라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자신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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