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버디 사냥으로 커트 통과 "새 그려진 셔츠의 행운" [여기는 마스터스]

2 days ago 5

임성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새그림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경기하고 있다. 마스터스 홈페이지 중계 캡처

임성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새그림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경기하고 있다. 마스터스 홈페이지 중계 캡처

"새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덕분인지 시원하게 플레이했습니다. 어제의 아쉬움이 좀 해소됐어요."

한국 남자골프의 '자존심' 임성재(28)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둘째날 새가 가득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버디 사냥에 성공했다. 이날 하루 3타를 줄여 전날의 부진을 만회한 그는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임성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전날 버디 없이 4오버파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던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며 아쉬움을 씻어냈다. 경기를 마친 뒤 임성재는 취재진과 만나 "어제는 아이언샷과 퍼팅이 다 안됐는데 오늘은 티샷, 아이언샷, 웨지샷에 퍼팅까지 4박자가 잘 맞았다"고 말했다.

현지시간 오전 7시 40분 첫번째 조로 경기를 시작한 임성재는 새가 여러마리 그려진 화려한 무늬의 티셔츠 위에 남색 스웨터를 겹쳐입고 경기를 시작했다. 쌀쌀한 아침 기온에 몸이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전날 4오버파를 기록한 탓에 타수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초반 흐름은 다소 답답했다. 4번홀(파3)에서 중거리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나가며 보기를 범하며 순위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분위기는 7번홀(파4)부터 바뀌었다. 기온이 올라가고 몸이 풀리면서 임성재는 입고 있던 스웨터를 벗고 노란 바탕에 새가 가득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플레이를 시작했다. 그의 의류후원사 말본에서 마스터스 에디션으로 특별히 내놓은 옷으로, 조지아주에 서식하는 새들을 그려넣은 제품이다. 새(bird)는 버디를 의미하는 점에서 골프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활용된다.

공교롭게 이 홀부터 임성재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3m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타수를 만회한 그는 이어진 8번홀(파5)에서도 세번째 샷을 핀 바로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임성재는 "이 셔츠를 처음 봤을 때부터 빨리 입고 싶었는데 덧입었던 스웨터를 벗자마자 버디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미소지었다.

10번홀(파4)에서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전날 섕크로 더블보기 악몽을 맞았던 이 홀에서 이날 다시 한번 보기를 범했다. 하지만 '아멘코너'가 그에게 기회의 땅이 됐다. 11번홀(파4)에서 약 4.2m 버디퍼트를 잡아낸 그는 13번홀(파5)에서 최고의 반전플레이를 펼쳤다. 두번째 샷이 개울 턱에 걸리는 위기를 맞아지만 완벽한 웨지샷으로 공을 핀 4.5m 옆으로 보냈고 이를 버디로 완성시켰다. 임성재는 "13번홀 버디가 후반에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데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서 버디 2개를 추가한 그는 18번홀(파4)에서 아쉽게 보기를 범했다. 그래도 중간합계 1오버파로 올라서면서 무난하게 커트통과에 성공했다. 임성재는 "어제 경기 이후에 너무 실망스러워서 퍼트 연습만 50분 가량 했다"며 "그래도 마스터스인데 주말에 경기를 해야한다는 각오로 나섰다"고 털어놨다.
이번은 임성재의 7번째 마스터스다. 앞서 6번의 대회에서 임성재는 두번의 커트탈락을 맛봤는데 모두 1라운드에서 크게 타수를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4오버파를 쳤지만 2라운드에서 만회에 성공하며 자신의 징크스를 끊어내게 됐다. 이날 입은 새 그림 티셔츠를 하루 더 입는 것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제안에 그는 "내일은 내일의 옷이 있다"고 활짝 웃었다.
임성재는 남은 3, 4라운드에서 최대한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마스터스는 핀 위치가 어려워서 샷을 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남은 3, 4라운드에서는 더 높은 순위까지 오르고 싶다. 집중해서 더 많은 타수를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