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욱의 AX시대의 고객경험] 〈12〉 AI에 해석받는 인간, 그 해석이 이끄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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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욱 HSAD 디스커버리센터장 “나는 무슨 꽃이야?”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아탐색 놀이 일환으로 쓰이는 프롬프트다. AI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개인화 의미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AI는 구매 이력과 취향을 근거로 '나에게 필요한 제품'을 추천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AI는 성향·욕망·관계·진로 등 '나'라는 존재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활용 영역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진짜 변화는 사람들이 AI에 던지는 질문의 본질이 달라졌다는 데 있다. AI 역할이 '궁금한 것을 알려주는 도구'에서 '나를 해석하고 정의하는 존재'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변화는 지난해 화제가 된 한 프롬프트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AI가 대화 데이터를 근거로 성격과 습관을 날카롭게 짚어내는 이른바 '로스트' 놀이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놀이가 업무·학습·고민 데이터를 종합해 '진짜 나의 정체성'을 진단하는 자기분석 챌린지로 더 깊어졌다. 재미로 시작된 질문이 사고 패턴·의사결정 방식·무의식적 편향까지 파고드는 해석 도구로 확장된 것이다. 'AI가 해석해 준 나'는 점점 더 폭넓은 일상 선택을 검증하고 교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전통 명리학에 기반한 사주도 AI와 결합해 익숙한 대화 콘텐츠가 됐고, 연애 상담에서도 대화를 분석해 답장을 추천하거나 관계 심리를 진단해주는 AI 서비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건강·경력·인간관계 등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AI 조언을 받은 참가자 가운데 최대 79%가 이후 실제로 그 조언을 따랐다고 응답했다. AI가 나를 더 많이 알수록 그 조언의 영향력은 커지며, AI는 더 이상 답을 찾아주는 도구가 아니라,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AI가 해석한 나'를 욕망할까. 첫째는 객관성의 착시다. 감정 없는 AI 평가는 실제로는 내가 던진 질문과 대화 맥락에 크게 의존함에도 중립적 진단처럼 받아들여진다. 둘째는 과잉 동조(Sycophancy)다. AI 모델이 인간보다 사용자 행동이나 판단을 더 자주 긍정하고 동조하는 경향이 있고, 이런 답변을 접한 사람들을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느끼는 정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AI를 더 신뢰하고 다시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셋째는 리스크 분산 심리다. 결정 책임 일부를 AI와 나눔으로써 선택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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