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동시에 가장 잔혹한 홀.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 11(파4)·12(파3)·13번홀(파5) '아멘코너'는 제90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250만 달러)에서도 어김없이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13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아멘코너에서의 압도적인 플레이로 역사상 네 번째 마스터스 2연패이자 개인 통산 여섯 번째 메이저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오거스타내셔널의 시그니처인 '아멘 코너'는 1958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허버트 워런 윈드 기자가 붙인 이름이다. 당시 아널드 파머(미국)가 12번홀 무벌타 구제로 파를 지키고 13번홀에서 이글을 잡아 역전승을 올린 내용을 소개하며 재즈곡 '샤우팅 앳 아멘 코너'에서 따와 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일각에서는 까다롭고 난해한 홀을 무사히 넘기면서 '아멘'이라고 읊조리게 된다는 설도 있다.
아멘코너를 지금의 모습으로 설계한 이는 로버트 트랜트 존스(RTJ)다. RTJ는 개장 초기 평이했던 11번홀에 '래의 개울'을 이용해 연못을 만들고 홀 사이를 흐르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이 구간에 맴도는 예측 불가능한 돌풍은 선수들을 끊임없이 시험한다. 작은 실수 하나로 공이 물에 빠지면 순식간에 타수가 불어나는 참사가 벌어진다.
3라운드 당시 매킬로이가 그랬다. 완벽한 티샷 후 핀을 직접 겨냥한 두 번째 샷의 스윙은 완벽했다. 그런데 그린 앞에 떨어진 공이 반대편으로 튀는 바람에 물에 빠지며 더블보기가 됐다. 이어 12번홀에서도 어프로치 미스로 보기를 범해 순식간에 3타를 잃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이곳은 매킬로이에게 천당을 선사했다. 11번 홀을 파로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에서 3m 버디 퍼트를 잡아내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13번홀에서도 320m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버디를 잡고 3타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전날 낙담한 마음으로 지나갔을 '아멘코너'가 이날은 2연패의 축복을 내린 '갓 블레스 코너'가 된 셈이다.
반면 하오퉁 리(중국)는 이날 공동 7위로 출발했으나 아멘 코너에서만 8타를 잃으며 30위권으로 추락했다. 12번 홀에서 두 번 연속 공을 물에 빠뜨리며 트리플 보기를 기록한 그는 13번 홀에서 다시 한번 무너졌다. 숲으로 들어간 공을 간신히 쳐냈으나, 그린 주변에서 시도한 여섯 번째 퍼트 샷이 그린을 가로질러 반대편 래의 크릭에 빠지며 10타, 퀸튜플보기로 홀을 마무리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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