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 이춘재 밝혀진 이후 이야기…'살인의 추억'과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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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허수아비'…박해수·이희준, 형사와 검사로 만나

두 배우 "'척'하는 연기 안 하려 애써…남다른 마음으로 임해"

박준우 감독 "30년간 이 사건과 살아온 이들 위로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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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박해수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배우 박해수가 13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열린 ENA 드라마 '허수아비'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4.13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아시다시피 너무 참혹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작품 들어갈 때 겁도 많이 났어요.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실제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 아픔을 가진 분들이 아직 계시다 보니 더 큰 부담이 됐죠."

배우 박해수는 13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세인트 호텔에서 열린 ENA 새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제작발표회에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우로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박해수는 "대본 리딩을 하던 날 이희준 배우가 '이 작품만은 우리가 진짜 고민을 해봐야겠다, '척' 하면 들킬 것 같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배우로서 정말 많은 캐릭터를 구축하려고 노력하지만, 이 작품은 저희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을 떠나 더 진지하게 인물들을 표현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돌아봤다.

오는 20일 첫 방송 되는 '허수아비'는 강성이라는 지역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 강태주(박해수 분)가 학창시절의 원수 차시영(이희준)을 담당 검사로 만나, 뜻밖의 공조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배우 곽선영이 극 중 강성일보의 정의로운 기자이자 강태주의 국민학교(초등학교) 동창 서지원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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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허수아비' 제작발표회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배우 박해수(왼쪽부터), 곽선영, 이희준이 13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열린 ENA 드라마 '허수아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mjkang@yna.co.kr

이 작품은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로도 잘 알려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1986∼1991년)을 모티브로 해 방영 전부터 주목받았다.

영화가 진범이 잡히기 전 장기미제로 남았던 이 사건의 미스터리를 그렸다면, '허수아비'는 2019년 진범이 밝혀진 이후를 전제로 30여년간 그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을 맡은 박준우 감독은 "실제 범죄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특정 시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오랜 꿈을 이뤄준 작품"이라며 "단순히 범인을 잡는 스릴러를 넘어, 30년이란 세월이 당시 사람들과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건을 다루는 만큼 배우들의 마음가짐은 여느 때보다 무거웠다.

이희준은 "대본 리딩 당시 해수 씨에게 '아픈 척, 심각한 척하는 연기는 하지 말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만큼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고 했다. 곽선영 역시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허락을 거쳐 촬영에 임한다고 감독님께 전달받긴 했지만,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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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호흡 맞춘 박해수-이희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배우 박해수(왼쪽), 이희준이 13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열린 ENA 드라마 '허수아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mjkang@yna.co.kr

작품의 핵심 축은 어릴 적 절친이었으나 모종의 사건을 겪으며 원수가 된 형사 강태주와 검사 차시영의 복잡한 관계다.

이희준은 "작가님과 감독님이 허구의 인물이지만, 이 마을에서 함께 나고 자란 형사와 검사 캐릭터를 만들어주셨다"며 "관계가 정말 치밀하고 복잡하게 짜여있는데, 어린 시절의 추억도 있고 사건도 함께 헤쳐 나가는 관계 설정이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박해수는 자신이 맡은 강태주란 인물에 대해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부서질지언정 계속 일어나 나아가는 '짱돌' 같은 친구"라며 "언뜻 답답하고 고구마 같아 보이지만 계속 일어나서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모습이 존귀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속 같은 형사 역할이던 배우 송강호와의 비교가 부담되지는 않냐는 물음에 두 작품의 차이를 강조했다.

"'살인의 추억'은 저도 너무 좋아했던 명작이고, 송강호 선배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의 연기도 모두 고려하면서 연기했어요. 하지만 같은 형사 역할이어도 이 작품은 범인이 잡힌 이후의 이야기여서 캐릭터가 겹치진 않았습니다."

박 감독 역시 "이 작품은 2019년 이춘재가 진범으로 특정된 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매 회차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60대 중반의 나이가 된 태주가 범인과 마주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영화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희준은 "이 작품을 통해 30년간 그 사건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에게 위로와 애도를 전하고 싶다던 감독님의 말씀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스태프와 배우들이 정말 공들여 제작한 작품이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귀띔했다.

gahye_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4월13일 16시4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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