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올림픽 메달 4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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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2.09 17:35 수정2026.02.09 17:35 지면A31

[천자칼럼] 올림픽 메달 400개

태극마크를 달고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전한 1948년 런던 올림픽, 역도 미들급의 김성집이 동메달로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제대로 된 바벨이 없어 시멘트로 만든 역기로 훈련해야 했던 열악한 상황에서 목에 건 메달이라 더 값졌다. 김성집은 “시상대에서 태극기가 올라갈 때 조국의 해방을 실감했다”고 했다. 그는 6·26 전쟁 와중인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또다시 동메달을 따 한국 스포츠 사상 첫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수상자로도 남았다.

첫 메달 뒤 전 국민이 학수고대한 금메달까지는 28년이 더 걸렸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 자유형 62㎏의 양정모다.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일요일 전해진 쾌거로 대부분 신문사가 호외를 찍을 정도였다. 양정모 이후 한국이 획득한 올림픽 금메달은 142개. 이 중에는 4~5개를 보유한 선수도 더러 있다. 남자 양궁의 김우진이 5개, 여자 양궁의 김수녕과 사격의 진종오가 4개씩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여자 양궁 단체전의 10연패는 올림픽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꼽힌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에는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국민적 영웅이 된 인물들이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일장기 말소 사건의 손기정과 56년 뒤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으로 그를 재소환한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등이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실렸다. 해외 교과서에 등장한 스타도 있다. ‘피겨 퀸’ 김연아는 미국 고교 수학 교과서의 각도 계산법 부분에 그래픽으로 실릴 정도로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았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김상겸의 은메달로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딴 메달이 400개를 넘어섰다. 국가별 올림픽 누적 메달을 보면 미국이 3000개 이상으로 압도적 1위인 가운데 한국은 16위(옛 소련·러시아, 동·서독 통합 집계)에 올라 있다. 과거 레슬링 권투 등 격투기에서 출발한 한국 스포츠는 이제 동계 올림픽에서만 80개의 메달을 딸 정도로 선진국형으로 진화했다. 팀 코리아의 선전을 기대한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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