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황인찬]韓日 정상 ‘온천 회담’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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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도쿄 특파원 10월에 접어들면서 일본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그러자 도쿄 외교가에서 부쩍 언급되는 말이 있다. 온천이다. 정확히는 한일 정상이 앞서 약속한 ‘온천 회담’ 얘기다. 올 5월 경북 안동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는 정상회담에 이어 만찬을 가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다음 셔틀 외교는 일본의 지방 온천 도시에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온천에 가겠다고 말씀드리면 바로 추진되는 것이냐”며 웃으며 답했다. 일본 측은 도쿄 인근보다 지방의 덜 알려진 온천에서 회담을 여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푸틴의 냉랭했던 ‘온천 회담’ 그간 셔틀 외교는 이례적인 장면을 만들어 왔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회담을 가진 두 정상은 올해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에서, 5월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에서 셔틀 외교를 이어갔다. 서로의 고향 방문에 이어 이제 온천을 함께 찾을 만큼 가까워진 셈이다. 일본에선 10년 전에도 온천 회담이 열린 적이 있다. 2016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는 자신의 고향인 야마구치현 나가토시의 전통 료칸 오타니(大谷) 산장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했다. 핵심 의제는 양국이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였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의 피로를 온천에서 풀어 달라”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푸틴 대통령은 “온천에서 피로를 푸는 것도 좋지만 회담에서 피로하지 않으면 된다”고 응수했다. 도쿄로 옮겨 2차 회담까지 했지만 냉랭한 견해차만 확인했다. 물론 한일 정상이 온천에서 마주한다면 분위기는 다를 것이다. 지금 양국 간 경제·문화·인적 교류가 활발하고, 안보 협력 확대도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고 한일 간의 온도가 마냥 따뜻한 것은 아니다. 광복절에 다카이치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신사 방향으로 요배(遙拜·멀리서 참배)했다. 신사를 찾지 않았지만 이것은 참배를 한 것이나 다름없단 평가도 나왔다. 총리는 공물료도 봉납했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은 야스쿠니를 찾았고, 한국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9월 초 열린 서울안보대화에 고이즈미 방위상은 불참했다. 다자외교 무대에서도 미묘한 장면이 나왔다.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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