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삶과 함께하는 자산관리

2 days ago 5

[한경에세이] 삶과 함께하는 자산관리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좋은 주식과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세금, 부동산, 상속, 증여, 은퇴 설계,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삶 전체의 고민이 자산관리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변화가 뚜렷하다. UBS, JP모간 같은 세계적인 금융회사는 자산 배분을 넘어 지출 관리, 세금 설계, 노후 준비, 가족 승계와 유산 설계까지 아우르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는 단순한 투자관리를 넘어 라이프 케어(life care)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고객 삶의 구조적, 질적 변화가 있다. 저성장과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삶과 미래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더 구체적이고 절실해진 것이다.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이 금융 영역으로 빠르게 들어오면서 전통 금융회사가 차별화를 위해 솔루션 범위를 확장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를 자산관리의 단순한 ‘확장’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사실 돈의 문제, 즉 재무(finance)는 언제나 개인 삶 전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직장을 구하고, 결혼하고, 집을 마련하고, 아이를 교육하며, 부모를 돌보고,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는 과정까지. 이런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재무적인 고민과 선택이 동반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자산관리가 고객의 삶에 더 깊이 스며드는 일은 본래 품고 있던 역할을 보다 온전히 수행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런 흐름에 맞춰 우리도 (100여 명 규모의 전문가 조직인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통해) 라이프 케어 솔루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투자전략·세무·부동산·법률·외환 등 분야별 전문가가 고객 자산을 통합 진단하고, 상속·증여를 포함한 가족의 미래 설계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단순한 투자 관리 차원을 넘어, 고객이 마주한 다양한 재무적 고민을 폭넓게 살피고 해법을 제시하는 방향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같은 방향을 더 깊고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고객 삶의 맥락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말로 꺼내지 못한 불안과 니즈까지 읽어내며, 고객의 삶에 더 가까운 자산관리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AI의 발전으로 자산관리의 상당 부분이 AI로 대체될지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라이프 케어 자산관리의 완성도는 기술보다 이해에서 비롯한다.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 고객 삶의 우선순위를 이해하고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는다.

금융은 숫자를 다루지만, 그 숫자가 향하는 곳은 결국 사람이다. 고객이 노후를 준비하고, 가족의 미래를 설계하고,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여유 있게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것. 우리는 그 곁에서 더 깊이 듣고, 더 섬세하게 제안하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