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건강검진 결과를 받고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퇴근 후 시간을 정해 꾸준히 운동하고 식습관도 바꾸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 새 운동화를 사고 주말마다 건강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이번에는 정말 생활 패턴을 바꾸겠노라 다짐했다. 하지만 바쁜 일정이 이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 다시 예전의 ‘편안한’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 있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 몸에 익은 생활 리듬을 바꾸는 데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의지와 노력이 필요했다.
돌아보면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자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순간을 자주 마주쳤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이 도입되면 조직도 그에 맞춰 비교적 빠르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많은 현장을 거치며 깨달은 점은, 실제 변화는 기술 자체의 유용함과는 별개로 사람이 익숙해진 기존 방식과 관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장의 관성을 깨고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최근 나는 리더로서의 ‘체력(體力)’, ‘지력(智力)’, ‘마음력(心力)’을 균형 있게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변화를 추진하는 리더가 먼저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추고 내면의 중심을 잡아야 조직을 단단하게 지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나는 최근 <논어>와 같은 고전을 다시 펼쳐 들고 성현들의 지혜를 구하고 있다. 아울러 오래전에 읽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같은 책을 다시 꺼내 펼치며 리더십의 본질을 고찰한다. 결국 사람을 움직여 조직을 변화시키는 힘은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구성원의 마음을 두드리는 공감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술 트렌드와 고객의 요구사항도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기민하게 읽어내고 조직을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리더의 일상적인 소통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나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현상과 사물조차 허투루 보고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끊임없이 ‘검색’해 지식의 지평을 넓히고, 그것이 우리 비즈니스에 지니는 의미를 깊이 ‘사색’한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구성원에게 일방적인 정답을 내려주는 대신,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식 대화법’을 시도한다.
“이 기술 트렌드가 우리 고객의 비즈니스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우리가 지켜야 할 본질은 무엇이고, 과감히 혁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구성원은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일깨우고 변화의 필요성을 주도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리더가 변화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현장의 경험과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자연스럽게 융합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변화는 기존 방식에 대한 부정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 방식이 왜 필요한지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변화가 시작된다. 사람과 조직을 움직이는 진정한 변화는 화려한 기술 자체가 아니다. 서로 축적된 경험과 기준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소통하며 더 나은 내일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끝없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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