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매매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에서 매매 타이밍은 종목 선정만큼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낮은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파는, 이른바 ‘바이 로, 셀 하이(Buy Low, Sell High)’가 투자의 본질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좋은 기업의 주식도 타이밍이 틀리면 수익을 거둘 수 없고, 형편없는 기업의 주식일지라도 매매 타이밍만 잘 맞으면 수익을 낼 수 있기에 매매 타이밍이 투자의 전부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단기 투자라면 일정 부분 타당하지만,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단순한 사례로 살펴보자. 먼저 1982년부터 2022년까지 매달 200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세 명의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기간에 5번의 시장 폭락이 있었다. 1987년 블랙먼데이, 1990년 쿠웨이트전쟁,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이 기간에 적게는 쿠웨이트 전쟁 당시의 -19.7%에서 많게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56.5%에 이르는 시장 하락이 있었다.
세 투자자는 현금 200달러를 연 3%에 은행 예금에 투자하거나 S&P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첫 번째 투자자는 200달러의 돈을 예금으로 모으다가 시장 폭락의 최저점에서 그동안 모은 예금을 전액 주식에 투자했다. 5번의 시장 폭락의 저점을 정확히 예측한 최고의 타이밍에 투자한 것이다. 두 번째 투자자는 반대로 예금을 위기 직전의 최고점에 넣었다. 최악의 타이밍에 투자한 투자자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투자자는 예측하지 않고 매달 S&P500에 적립식으로 투자했다.
세 명의 투자자 중 누가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을까. 결과는 우리의 직관과 사뭇 다르다. 최고의 타이밍 투자자는 1075%, 최악의 타이밍 투자자는 696%, 적립식 투자자는 1323%의 수익률을 올렸다.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시장의 저점을 가장 정확히 예측한 투자자가 아니라 매달 적립식으로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였다. 장기 투자에서 가장 좋은 타이밍은 ‘최저점’이 아니라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자주 투자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사례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최악의 타이밍에 투자한 투자자도 예금보다는 훨씬 높은 수익을 거뒀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나쁜 타이밍이라도 좋은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가 여전히 더 좋은 진입 시점을 기다린다. 하지만 역사는 장기 투자에서 언제가 가장 좋은 투자 타이밍인지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가장 좋은 타이밍은 시장의 최저점이 아니라 가장 빨리 그리고 자주 투자하는 것이다. 예측하지 않는 투자가 주는 뜻밖의 덤이 하나 있다. 바로 현재의 삶을 더욱 여유롭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모쪼록 예측하지 않는 투자로 편안한 현재와 여유로운 미래까지 모두 놓치지 않길 바란다.

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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