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진영]해외 국감 할 필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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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미국 비자가 제때 나오지 않아 미주 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에서 빠지게 됐다. 대신 구주반에 합류해 유럽 현지 국감에 참여한다. 전직 여당 대표의 비자 발급 지연에 여당 대표는 “강한 유감”을 표했고, 야당은 “미국이 현 정부에 보내는 불신의 신호”라고 했다. 그런데 여행지 바꾸듯 막판에 구주반으로 바꿔도 국감엔 지장이 없는 걸까. ▷해마다 이맘때면 20명 안팎의 외통위 의원들은 미주반, 구주반, 아주반으로 나뉘어 재외공관 국감을 떠난다. 대개 비즈니스석을 타고 고급 호텔에 묵는데 해외 국감에 드는 예산이 4억∼5억 원으로 전체 국감 예산의 약 30%라고 한다. 이듬해엔 반 편성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 “전문성과 연속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세계 일주의 호사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막대한 비용에도 알맹이 있는 감사를 기대하긴 어렵다. 올해 미주반은 11∼22일 미국 브라질 콜롬비아 캐나다 4개국 6개 도시를 방문하는데 9박 12일간 국감 일정은 5일뿐이다. 대개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3시 전에 끝난다. “14시간 비행기 타고 와서 (점심시간 빼면) 달랑 3, 4시간 하고 가느냐”는 말이 해마다 나온다. 영국, 포르투갈, 독일, 폴란드를 도는 구주반은 8박 10일간 국감 일정이 4일, 아주반은 9박 11일간 4일이다. 한 언론은 21대 국회 4년간 해외 국감 회의록을 전수조사했더니 공관 1곳당 평균 국감시간이 2시간 37분이고, 질의 내용도 “대사 주량이 얼마나 되느냐”처럼 황당하거나 맹탕인 경우가 많았다고 보도했다. ▷재외공관 직원들에게 해외 국감은 가장 피하고 싶은 행사라고 한다. 공항 의전부터 의원단 수송, 숙소 예약, 식사 수발, 현지 가이드까지 챙기느라 본연의 외교나 영사 업무는 뒷전이다. 동선이 꼬이거나 의원들 간 선수에 따른 자리 배치가 잘못되면 일방적 화풀이까지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감사 후 대사관 만찬에 대해선 ‘감사 대상이 감사 의원들을 접대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사를 지낸 여권의 원로는 외유성 해외 국감에 대해 “권위주의 시대 정치인 회유용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시간과 돈 낭비, 관폐, 민폐투성이인 옳지 않은 관행”이라고 했다.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은 지난해 “(코로나 때인) 2020년 화상 국정감사가 효율적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더 잘 보장해 줬다”며 현지 국감의 재개를 비판했다. 필요하다면 재외 공관장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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