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보는 책상과 사무실이 아닌 우주에서 목성을 보면서, 또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남태평양 보라보라섬에서 업무를 한다면 어떨까. 이러한 비현실적 상상이 신형 애플 비전프로에서는 순식간에 이뤄졌다.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를 잇는 '확장현실(XR)'을 통해서다.
애플은 오늘(28일) 신형 비전프로를 국내 출시한다. M2를 적용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차세대 칩 M5를 탑재해 '공간 컴퓨팅' 기능을 끌어올린 게 포인트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 등을 넣은 삼성전자 '갤럭시 XR'의 대항마 격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신형 애플 비전 프로를 미리 입수해 한 시간가량 사용해본 후기는, '현실감'과 '무게감' 두 단어로 요약됐다.
압권은 애플TV에서 제공하는 몰입형(이머시브) 콘텐츠였다. 특히 외국 가수가 환호하는 관중들 사이를 걸어가 콘서트 무대 위로 향하는 장면에선 실제로 해당 가수 뒤를 따라 걷는 듯했다. 축구 경기 영상의 경우 관중석이 아니라 마치 골키퍼 뒤에서 경기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800g의 기기 무게감은 '벗을 때' 확연히 드러났다. 사실 콘텐츠에 집중하느라 착용할 때는 그렇게까지 무게를 인지하지 못했으나 기기를 벗고 나니 무게감이 확연히 차이 났다. 신형 비전프로는 600g인 전작보다도 무겁다. 애플은 밴드가 하나였던 전작과 달리 정수리와 뒤통수를 감싸는 '듀얼 니트 밴드'를 통해 보다 안정감 있는 착용감을 주도록 했다.
애플은 신형 비전프로에서 전작이 지적받은 한계점을 다수 보완했다. 멀티 태스킹이 대표적이다. 앞서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비전프로가 창과 창 사이의 멀티 태스킹이 어렵다는 사용자 후기를 보도한 바 있다. 신형은 여러 창을 동시에 띄우는 것은 물론 맥북과 기기를 연동해 파일 공유도 가능했다.
비전프로에 설치된 파일을 맥북 연동 화면으로 불러와 서류 작업을 바로 할 수 있다. 모니터뿐만 아니라 '본체'까지 공유하는 셈이다. 덕분에 기기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서를 한 곳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 기존 노트북 모니터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크기는 덤이었다. 맥 가상 디스플레이 울트라 와이드 버전은 5K 디스플레이 2대 크기에 달한다.
맥북 키보드와도 연동돼 타자를 치면서 문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손동작으로 기기를 작동해야 하는 XR 기기 특성상 손이 부족하면 '시리'를 부르면 됐다. 창이 띄워지길 원하는 부분을 보고 시리를 부르면 시리가 문서창을 불러오는 등 지시를 수행했다.
블루투스 키보드는 물론 게임 컨트롤러도 연동 가능했다. 전작에서는 컨트롤러 없이 100% 핸드 트래킹을 고수했다면 이번 비전프로는 다양한 기기와 연동할 수 있는 게 차이점. 섬세한 조작으로 몰입 경험을 원하는 게임 이용자들도 기기를 적극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작법은 직관적이었다. 시선이 마우스 커서 역할을 해 팔을 쭉 뻗을 필요가 없었다. 원하는 부분을 본 채 무릎 위에서 엄지와 검지를 맞닿기만 해도 아이콘이 클릭 됐다. 목성 등 가상현실도 기기 오른쪽 위에 위치한 디지털 크라운을 돌려 불러올 수 있었다.
애플은 XR 콘텐츠 또한 강조했다. 애플 비전 프로는 비전OS를 위해 설계된 3000개가 넘는 앱을 포함해 100만개 넘는 앱을 지원한다. 애플 생태계 연결성 역시 강화했다. 애플TV에서 제공하는 이머시브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돼 즐길 수 있지만 넷플릭스 등 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사파리를 통해 시청해야 했다. 기기 간 연결도 애플 계정을 공유할 때 높은 호환성을 보였다.
신형 비전프로 가격은 499만9000원으로 이날 국내 출시된다. 저장 용량은 256GB·512GB·1TB 세 가지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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