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펌프 명가 한일전기, 로봇 수직농장 스타트업 로웨인과 손 잡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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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 곳곳에 나타난 이상기후는 우리 삶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음식 부문에 미친 영향은 크고 심각하다. 지난해 가을, 이상기후 때문에 세계 양상추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패스트푸드 기업들이 궁여지책으로 양배추를 사용한 것이 사례다. 이러한 양상은 매년 반복되는 것을 나아가 점점 더 나빠진다.

이에 세계 기후산업계는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계절과 날씨에 상관 없이 안정적으로 식재료를 확보할 방법을 궁리한다. 이 가운데 업계가 주목하는 기술이 ‘수직농장’이다. 도심 건물과 같은 실내에서 다단 재배대를 수직으로 구성,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산업 기술이다. 기후 변화에 구애 받지 않고 단위 면적당 많은 농작물을 수확하는 기술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수직농장 기업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고도 속속 문을 닫았다. 경제성을 입증하지 못한 탓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펌프 제조기업인 한일전기는 이 부분에 오히려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5월 20일 서울 한일전기 본사에서 열린 투자 체결식에 참여한 (왼쪽부터) 한일전기 박기훈 이사, 김동규 이사, 강재성 사장, 로웨인 이경하 대표, 한민국 연구소장, 노새암 팀장, 한일전기 진형주 전무 / 출처=한일전기5월 20일 서울 한일전기 본사에서 열린 투자 체결식에 참여한 (왼쪽부터) 한일전기 박기훈 이사, 김동규 이사, 강재성 사장, 로웨인 이경하 대표, 한민국 연구소장, 노새암 팀장, 한일전기 진형주 전무 / 출처=한일전기

한일전기는 1964년 설립 이래 꾸준히 쌓은 기술력과 제조 기반을 토대로, 사업 영역을 펌프·가전·산업용 기기 전반으로 확장 중이다. 금융 전문가인 신임 강재성 대표는 취임 직후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하고, ESG 경영을 기반으로 한 기후테크 신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냈다. 동시에 인도네시아·아프리카 등 세계 시장 진출과 5년 이내 IPO를 목표로 한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일전기의 세종 공장 가공 로봇 작업 공정 / 출처=한일전기한일전기의 세종 공장 가공 로봇 작업 공정 / 출처=한일전기

이 가운데 한일전기가 세계 시장 진출 전략의 핵심 축으로 주목하는 것이 수직농장이다. 수직농장이 효용을 발휘하려면 정밀한 양액·수분 순환과 유체 제어 기술이 필요해서다. 이에 한일전기는 60년 이상 다듬어 온 펌프와 유체 제어 기술을 수직농장에 이식, 상승 효과를 낼 계획을 세웠다. 경영진은 세계 곳곳의 수직농장 기업의 기술, 비즈니스모델을 정밀하게 비교하고 검토했다. 기술 구조와 수익성, 세계로의 확장 가능성을 살펴본 후 우리나라 로봇 수직농장 스타트업 로웨인(대표 이경하)을 가장 좋은 파트너로 낙점했다.

로웨인은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한 ‘인텔리팜’을 앞세워 수직농장의 경제성을 입증하는 중이다. 물류 구조에서 고안한 로봇 시스템을 수직농장에 도입, 고유의 효용은 고스란히 발휘하면서 시설 개발과 구축·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로웨인은 로봇 수직농장 기술을 앞세워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선정, 2025 기후에너지 혁신상 수상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성과를 토대로 재배 환경 자동화와 로봇 공정 최적화를 통해 기존 수직농장의 고질적 한계였던 노동 비용, 생산 효율 문제를 해결 중이다. 한일전기 경영진은 로웨인의 기술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업 확장의 궤도도 주목했다. 한일전기의 기후테크 중심 세계 진출 전략의 방향과 로웨인의 미래가 일치한다는 평가도 내렸다.

로웨인의 로봇 수직농장 인텔리팜(INTELLI-FARM) 시스템 조감도 / 출처=로웨인로웨인의 로봇 수직농장 인텔리팜(INTELLI-FARM) 시스템 조감도 / 출처=로웨인

이번 투자를 통해 로웨인은 수직농장 시스템에 한일전기의 펌프·유체 제어 솔루션을 적용한다. 이를 위한 기술 최적화 공동 연구, 세계 시장 진출 등 전방위 협력도 추진한다. 로웨인은 반 세기 이상 축적한 한일전기의 제조 역량과 자사의 로봇 신기술을 결합, 세계 기후 산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각오를 내비쳤다.

강재성 한일전기 대표는 "세계 수직농장 모델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로웨인이 기술력과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62년 전통의 펌프 명가인 한일전기는 스마트팜 시장으로 공급망을 전격 확대, 시장 선두주자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가겠다. 로웨인과의 파트너십을 계기로 세계 기후 산업 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장기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경하 로웨인 대표이사는 "한일전기의 독보적인 제조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 금융 전문성을 더하면 우리가 그리는 사업의 속도는 빨라지고 규모는 커질 것이다.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글로벌 수직농장 시장의 표준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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