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인수합병(M&A)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TSE)가 상장 요건을 강화하자 기업공개(IPO) 대신 회사 매각을 택하는 창업자가 급증하면서다. 스타트업 M&A 시장이 작은 한국도 엑시트 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스타트업 전문 조사기관 포스타트업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이뤄진 스타트업 M&A는 92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 전체 M&A도 199건으로 2020년(84건)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일본 스타트업 IPO는 21건에 그쳤다. 최근 몇 년 내 최저 수준이다.
스타트업 M&A가 늘어난 배경엔 일본 증시의 ‘상장 리셋’ 정책이 있다. TSE는 상장 후 5년이 지나도 시가총액이 100억엔(약 9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상장폐지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TSE 그로스 시장에 상장된 600개사 중 60% 이상이 이 기준에 못 미친다. 상장 유지에 부담을 느낀 창업자들이 ‘IPO 전 매각’을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상장이 상대적으로 쉬워 많은 스타트업이 IPO를 택했던 예전과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대기업과 금융그룹 주도의 스타트업 인수가 활발하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은 지난 3년간 핀테크 영역에서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스타트업 세 곳을 인수했다. 미즈호금융그룹도 테크 스타트업 업사이더홀딩스를 약 3억달러에 사들였다. 일본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블룸버그에 “일본에선 상장이 더 이상 ‘성공의 상징’이 아니다”며 “대기업에 인수되는 게 안정적인 자금 구조를 보장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대기업이 일본 기업처럼 ‘기술 흡수형’ 인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한국도 M&A를 스타트업의 자연스러운 성장 단계로 인식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협업하거나 필요할 경우 인수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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