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논란 속 카카오…계열사 2년 만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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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판교 아지트 내부 모습.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카카오 판교 아지트 내부 모습.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카카오가 2년 만에 계열사 43개를 정리했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는 올해 안에 계열사를 현재 99개에서 80여개로 더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3일 주주서한을 통해 그룹 계열사 규모를 이 같이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2023년 9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사업총괄을 맡은 이후 거버넌스 효율화를 추진해 왔다.

정 대표가 사업총괄을 맡았을 당시 카카오 계열사는 총 142개. 정 대표가 대표직으로 선임됐을 시점인 지난해 3월에도 132개에 달했다. 지난 2월엔 116개로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렸던 2023년 5월(147개)보다 31개 줄었다.

카카오 계열사는 2021년 5월 118개, 2022년 5월 136개로 늘다 1년 뒤 147개에 이르렀다. 해외 계열사를 포함할 경우 전체 계열사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해외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수한 콘텐츠 관련 기업들을 포함해서다.

계열사는 현재 99곳으로 2년 만에 30%를 감축했다. 카카오는 "AI 시대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과 함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202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계열사 확장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일부는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일부는 지분 매각에 대한 얘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토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사용자를 위한 AI'라는 목표에 맞춰 약 5000만명에 이르는 사용자 모두가 카카오톡을 통해 AI를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달 말 출시되는 '챗GPT 포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챗GPT 포 카카오는 오픈AI와의 공동 프로덕트로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곧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체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를 활용해 스마트폰 안에서만 작동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사용자 사생활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지난 8월 공개한 MCP와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통해 외부 서비스를 에이전트로 연결하는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요 경영진 대상이었던 총주주수익률(TSR) 연계 보수체계를 올해 전 임원으로 확대 적용했다. 국내 4대 과학기술원과 협력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AI 인재 육성과 연구·창업 지원에 활요된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지난 1년 반 동안 그룹 지배구조를 속도감 있게 개편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재무 구조를 마련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부터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또 한 번의 일상 혁신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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