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길' 왕처럼 등장하면 '시대 역행'으로 비칠 수 있어
'시대의 일상 함께 하는 스타'로 BTS 진가 높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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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는 3월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오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을 알리는 홍보물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1.22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방탄소년단(BTS)이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을 활용해 대형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BTS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복귀하는 무대인데다 민주주의의 상징 공간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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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과 뷔가 나머지 멤버들의 배웅을 받으며 11일 현역으로 육군에 입대했다.2023.12.11 [방탄소년단 X(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달 21일 펼쳐질 공연에서 BTS는 경복궁의 3개 문을 통과하는 '왕의 길'을 거쳐 광화문 광장 공연 무대에 오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TS 광화문 공연 주최 측이 경복궁 내부 근정문·흥례문·광화문을 거쳐 월대까지 이르는 공간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점을 들어 BTS 공연의 첫 등장 장면을 이렇게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공연의 서막이 '왕의 길'을 통과해 등장하는 것으로 꾸며지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공간이 갖고 있는 상징성으로 인해 '왕의 귀환'으로 비칠 수 있는 콘셉트를 피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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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영석 이재윤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다음 달 21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여는 컴백 공연은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을 활용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조선시대 경복궁의 3개 문은 '왕의 문'이다. 특히 광화문은 왕과 백성이 만나는 경계로 여겨졌고, 그 문 바로 앞에 있는 월대는 '높고 넓은 단'으로 왕의 권위를 한층 높이고 위엄을 드러내는 공간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경복궁 안팎 어디든 다닐 수 있다. BTS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공연에서는 특정 공간이 발신하는 상징성이 증폭될 수 있다. 관광객이 '왕의 길'을 지나다니는 것은 여행자의 동선이겠지만, 컴백 공연에서 BTS가 그 길을 왕처럼 걸으면 '시대 역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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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DB]
광화문과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 현대 역사의 현장이다.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의 중심 무대였고 '무혈혁명' 촛불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군사쿠데타 때에는 장갑차가 등장해 시민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결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의 공간이 됐다.
BTS는 인기 절정인 시점에 군 복무를 기꺼이 마쳤다. 분단된 한국의 청년들이 멍에처럼 느끼는 부분이라서 스타성도 더욱 빛난다. 그렇기에 BTS의 컴백도 '왕의 귀환'이 아닌 마땅한 의무를 다하고 돌아오는 '평범한 위대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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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육군 현역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전역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RM과 뷔가 10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체육공원에서 취재진을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5.6.10 jin90@yna.co.kr
더욱이 BTS의 컴백 공연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생중계할 계획이라고 한다. BTS의 등장이 왕의 행차로 보이는 순간 글로벌 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왕정을 극복한 민주주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팬들이나 독재 왕정에 고통을 받는 팬들은 '왜 하필 왕인가?'라며 친근감보다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12·3계엄'이라는 시대착오적 역주행을 목도한 국내 팬들도 '하마터면 다시 못 볼 뻔한 장면'이라며 BTS의 광화문 공연에 감격할지도 모른다. '무도한 왕'의 등장을 막아내고 가슴을 쓸어내린 이들에게 '왕의 귀환'은 더 마뜩잖을 수 있다.
BTS가 글로벌 스타로 떠오르기까지 발표한 주옥같은 곡들의 정체성과도 동떨어진다. 'No More Dream'에서는 사회적 압박에 대한 저항, '봄날'에서는 내면의 성찰과 치유, 'Answer: Myself'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자는 메시지로 세계 곳곳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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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과 뷔가 만기 전역한 10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체육공원에서 팬들이 응원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25.6.10 jin90@yna.co.kr
BTS 팬덤 아미(ARMY)나 BTS를 애정하는 국민은 왕이 아니라 시대의 일상을 함께 하는 스타를 원할 것이다. 광화문 공연 무대는 이런 점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BTS가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서 등장한 '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이 아닌 팬들 마음속으로 더 깊이 날아갈 수 있다.
hs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07일 07시0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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