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구가 아이디어를 작동하는 결과물로 바꾸는 비용을 거의 없애면서, 소프트웨어에서 희소한 능력은 제작 자체보다 무엇을 만들고 남길지 결정하는 안목(taste) 으로 이동함 안목은 단순한 선호가 아니라 여러 그럴듯한 결과 가운데 잘못된 것을 감지하고 “아니, 다시”라고 판정하는 압축된 판단력이며, 기계적인 구현과 달리 자동화하기 어려움 이런 판단력은 좋은 결과물을 소비하는 것만으로 생기지 않고, 직접 만든 실패를 감당하는 마찰과 도제 과정을 통해 축적되므로 이를 건너뛴 사람은 높은 생산성과 부족한 안목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음 시장과 대시보드는 예방된 실패나 ‘괜찮음’과 ‘옳음’의 차이를 측정하지 못하므로, 안목을 발휘하는 사람은 더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 경제적 불리함을 감수해야 함 생성 비용이 사라지면 무한한 후보 속에서 만드는 능력보다 선택과 삭제가 중요해지며, 무엇이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는 인간의 판단이 핵심 기술로 남음 제작의 장벽이 사라진 뒤 과거에는 아이디어와 작동하는 프로그램 사이에 타이핑, 매뉴얼 탐색, API에 대한 오해, 반복적인 수정이라는 높은 제작 장벽이 있었음 결과물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생산량을 제한하는 필터이자 최소한의 진입 장벽으로 작동함 평범한 기능 변형 1,000개를 만드는 데 하나의 1,000배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으므로 무작정 생산하기 어려웠음 세상에 나온 결과물은 적어도 제작에 필요한 비용과 수고를 견뎌낸 것이었음 이제는 원하는 것을 설명하기만 해도 첫 함수를 직접 작성하는 것보다 빠르게 그럴듯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아이디어와 결과물 사이의 거리가 거의 사라짐 제작 장벽을 넘으면서 쌓은 능력의 가치도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이동함 생산수단을 직접 소유하는 대신 모델을 만든 업체에서 토큰 단위로 빌리는 구조가 됨 노동자는 도구와 분리되고, 다시 노동 자체와 분리된 뒤 마찰 없는 노동의 대체물을 구매하게 됨 그러나 원래 머릿속에 있던 판단력까지 외부에서 빌려올 수는 없음 제작 비용을 대신해 선별 기준이 된 안목 AI가 신뢰할 만한지를 묻는 것보다 결과물이 대체로 충분히 괜찮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 문제임 ‘충분히 괜찮음’은 더 잘해야 할 이유를 녹여 없애는 용제처럼 작용함 제작 비용이라는 바닥이 사라지면 무엇을 보존할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는 책임이 제작자에게 돌아옴 같은 함수의 그럴듯한 세 가지 버전을 보고 두 가지가 잘못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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