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한국디지털문서플랫폼협회 사무국장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각종 전자증명서를 발급받으며, 인공지능(AI)으로 보고서를 만드는 시대다. 겉보기에는 모두 '전자문서' 한 종류처럼 보이지만, 이 문서들이 위·변조 없이 진본으로 인정받고 장기간 안전하게 보존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함께 합의한 기술 규칙과 국제표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규칙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관리하는 핵심 기구가 바로 ISO 산하 문서관리응용 기술위원회 ISO/TC171이며, 전자문서의 포맷과 장기 보존 방식, 진위 검증 체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기준을 만들고 있는 조직이다.
올해 ISO/TC171 국제 총회가 10월에 한국에서 개최된다. 주제는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관리(가칭)'로, 생성형 AI와 딥페이크 확산 속에서 디지털 정보의 진위와 신뢰, 즉 정보 무결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PDF와 각종 파일 형식, 전자서명과 전자기록 보존, 콘텐츠 출처·무결성 기술을 담당하는 각국 전문가 및 PDF 협회와 C2PA 등 관련 국제단체들도 함께한다.
참고로, ISO/TC171 활동의 최근 트렌드는 기존 표준 사업 범위를 확장하여 사람이 작성한 문서뿐 아니라, AI가 만든 각종 보고서·계약서·콘텐츠까지 포함해 '문서'의 개념을 새로 정의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왜 지금 한국이 ISO/TC171 총회를 유치하게 된 배경이다. 한국은 전자정부, 인터넷 뱅킹·모바일 결제, 클라우드 협업 시스템 등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디지털문서 강국이다. 특히 한국에서 작업 중인 ISO 20271(텍스트 문서의 장기보존을 위한 참조모델) 파트1과 2는 올해 국제표준(IS) 제정될 예정이며, 파트3는 WD작업 중이며 파트4까지 표준작업이 진행된다.
ISO 20271 시리즈는 텍스트 문서를 장기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참조모델을 정의한 국제표준이다. 이 표준은 문서를 단순히 화면에 표시되는 파일로 보지 않고, 문서가 만들어질 당시의 구조와 의미, 표현 방식까지 함께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문서가 AI 활용을 위한 데이터로 전환되더라도, 원래 문서가 담고 있던 의도와 맥락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한국디지털문서플랫폼협회가 제안하고, 표준전문가와 함께 한글과컴퓨터 연구진이 표준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에서도 국내 SW기업의 국제표준 활동에 대해 환영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ISO/TC171 총회를 통해 한국은 '디지털 문서·콘텐츠 관리 표준을 선도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강화해 우리 디지털문서 기업들이 글로벌 조달시장과 글로벌 규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신뢰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기술 활용 단계를 넘어, 국제사회의 기준을 설계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며, ISO/TC171 한국 총회는 그 전환점을 상징한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힘을 모아 이번 총회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마무리한다면, 한국은 디지털콘텐츠 관리와 디지털문서 정보 무결성 분야에서 글로벌 규칙을 만드는 중심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전일 한국디지털문서플랫폼협회 사무국장 ijeon@ddpa.or.kr

5 hours ago
2
![[만물상] 건강수명보다 활력수명](https://www.it.peoplentools.com/site/assets/img/broken.gif)
![[기고] 주택 공급, 숫자 넘어 '국민 신뢰'를 짓다](https://static.hankyung.com/img/logo/logo-news-sns.png?v=20201130)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