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내 나는 AI' 팰런티어 비즈니스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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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이 주가 폭락과 수익성 악화라는 ‘사스포칼립스(SaaS+Apocalypse)’에 직면한 가운데 데이터 분석기업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의 사업 모델을 이식하려는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고객사 현장에 엔지니어를 직접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현장 배치 엔지니어(FDE)’가 테크 기업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오피스에서 화려한 슬라이드 발표 대신 실제 작동하는 솔루션을 현장에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땀내 나는 AI' 팰런티어 비즈니스가 뜬다

◇오픈AI도 현장엔지니어 채용

7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업용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백 명의 AI 기술 컨설턴트와 FDE 고용에 나섰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AI 네이티브가 아닌 기업은 모델을 기존 시스템에 연결하거나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픈AI 엔지니어가 직접 기업 환경에 맞게 모델을 최적화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오픈AI의 강력한 경쟁사인 앤스로픽 또한 FDE가 포함된 응용 AI 팀을 기존 대비 5배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어도비와 세일즈포스 등 전통적인 SaaS 강자도 작년 말부터 앞다퉈 FDE 채용 및 전담 팀 구성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9월 기준 FDE 채용 공고는 2023년 1월보다 11배 이상 급증했다.

FDE는 팰런티어가 2010년대 초 처음 도입한 직군이다. 팰런티어 내부에서 ‘델타(Delta)’로 불리는 이들은 일반 개발자와 역할이 다르다. 이들은 고객사에 수개월간 상주하며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류하고 AI가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인공지능(AI)이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팰런티어의 핵심 방법론 ‘온톨로지(ontology)’를 수행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영업 방식 또한 파격적이다. 이들은 ‘부트캠프’라는 과정을 통해 현장에서 5일 이내에 실제 데이터 수집부터 데모 구현까지 마친다.

◇소형 프로젝트엔 도입 어려워

전략은 실적으로 증명됐다. 지난 2일 공개된 팰런티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7%에 달했다.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 합이 40%를 넘으면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는 ‘룰 오브 40(rule of 40)’ 지표에서 팰런티어는 무려 127%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팰런티어가 기존 SaaS 기업의 위기 요인에서 자유롭다는 점에 주목했다. 팰런티어는 정부기관용 운영체제(OS)인 고담의 경우 중앙처리장치(CPU)당 요금을 부과하고, 기업용 OS 파운드리는 연 단위 계약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에이전트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이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미국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안드레센호로위츠(a16z)는 “최근 많은 스타트업이 특정 영역의 팰런티어를 자처하고 있다”며 “‘모든 것의 팰런티어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FDE 도입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비용 부담이 크고 고객사 역시 소형 프로젝트에 FDE를 도입할 유인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a16z는 국가 안보 등 중대한 사안과 데이터 통합이 어려운 고도의 규제 산업 등에서 팰런티어식 사업 모델이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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