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秋史가 20년만에 친 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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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년전, 말년의 추사(秋史) 김정희가 먹을 갈고 붓을 들었다. 화선지 위를 몇 번 스치더니 비틀어지고 메마른 줄기 몇 가닥을 뽑아냈다. 조선 문인들이 그리던 길쭉하고 매끄러운 난초와는 딴판이었다. 그리고는 왼쪽 위의 여백에 적기 시작했다. “난초를 안그린지 20년, 우연히 그렸더니 천성이 드러났네.” 불교의 불이(不二) 사상과 선(禪) 그리고 난초(蘭)가 어우러진, 문인화의 파격으로 꼽히는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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