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파72.6605야드) 18번 홀(파4) 세컨드 샷에서 박보겸(27)은 그린 안쪽 대신 자칫 호수에 공이 빠질 수도 있는 그린 바깥쪽으로 과감하게 샷을 날렸다. 버디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샷이었다. 다행히 공이 홀에서 3.4m 거리에 붙었고 세번째 샷에서 홀에 공을 넣었다. 그는 “퍼팅 전 라이가 보이지 않아 감을 믿고 쳤는데 다행히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샷으로 버디를 기록한 박보겸은 7언더파 65타로 1라운드 단독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경기를 마친 뒤 박보겸은 “대회 직전까지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중압감이 컸는데 막상 시작하니 너무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며 “내가 준비한 것들을 잘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1번홀을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고 돌아봤다.
디펜딩 챔피언 박보겸은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붙였다. 1번홀부터 4번홀까지 네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기록한 것. 그는 “티샷도 그렇고 생각보다 러프 길이가 길고 저항이 세서 어떻게든 페어웨이에서 공략하는 식으로 준비했다”며 “그린도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 어떤 느낌으로 퍼팅해야할지 연구도 많이 해 왔다”고 말했다.
박보겸은 올해 정규 투어 첫 대회인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한동안 우승이 없었다. 이전까지 톱10 진입은 1회에 그치다 오랜만에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올 초 대회에서 우승할 때의 감정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지만 이후의 성적이 아쉽진 않다”며 “발전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준비했는데 오늘 드디어 괜찮은 스코어를 치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이 대회는 박보겸의 커리어에서 가장 특별한 무대 중 하나다. 첫 승을 36홀 축소 대회에서 따낸 박보겸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첫번째 72홀 대회 우승을 완성했다. 박보겸은 “2023년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은 3라운드 당시 악천후로 2라운드 성적까지만으로 우승했는데 완벽한 4라운드가 아니라 제 마음속에 작은 의심같은게 있었다”며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제 실력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돼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굉장히 의미 있는 대회”라고 말했다.
그러기에 타이틀 방어는 그 어느 때보다 욕심날 수 밖에 없다. 그는 “그 어떤 대회보다 욕심나고 무거운 마음가짐으로 나섰지만 그 부담감에 눌리지 않도록 계속 감정을 다스렸다. 조금은 천천히 내 속도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2라운드 전략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박보겸은 “내일 하루 뿐이 아니라 4라운드까지 3번의 라운드가 남아있다”며 “남은 54홀동안 어떤 변수와 또 행운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오늘처럼 준비하고 또 그 과정 속에서 좋은 그림을 많이 그리면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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