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IT 자산을 '국가 전략자원'으로”…아이태드산업협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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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 버려지거나 폐기되는 IT 기기를 안전하게 처리하고 자원을 회수하는 산업 단체가 출범해 주목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핵심 광물과 소재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국내 자원 확보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이태드산업협회가 산업통상부 인가를 받아 공식 출범했다. 자원순환 업체인 한민 김재찬 대표가 협회장으로 선출돼 단체를 이끈다.

아이태드는 IT 자산 처분을 뜻하는 'IT Asset Disposition'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수명을 다한 IT 기기를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지향한다.

구체적으로 △자산 수거 및 목록화 △데이터 완전 삭제(또는 물리적 파기) △재사용·재판매·자원 회수 △인증서 발급 등 전 과정 추적 관리가 목표다.

송효택 아이태드산업협회 부회장은 “단순히 버리는 게 아닌 HDD나 SSD와 같은 저장장치에 들어있는 정보,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에 잔류하는 기업 기밀을 완전히 파기하고 기기 속에 있는 금·팔라듐·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추출한다”며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데이터 보안, 환경 책임, 자원 회수의 세 축이 결합됐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는 금·은·팔라듐·인듐과 같은 핵심전략광물들이 들어있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서버 랙 하나에서 나오는 귀금속과 희소금속은 같은 중량의 일반 가전제품보다 4배 가량 많다. 그런데도 상당량이 적절한 처리 없이 단순 폐기되고 있는 문제의식에서 협회가 결성됐다.

송 부회장은 “모건스탠리(MSSB)는 사용후 IT장비를 적절히 처리 못해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당국으로부터 1억5500만달러 벌금을 받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아직도 기업과 공공기관 노트북·서버가 절차 없이 단순 폐기 업체로 향하고 있으며, 데이터는 사라지지 않고 자원은 그냥 묻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IT 자산 처분이 해외에서는 '전략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확대, 보안 규제 강화, 순환경제 정책에 힘입어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ITAD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265억 달러(약 40조원)에서 2033년 580억 달러(약 89조원)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방송통신진파진흥원(KCA) 분석에서 국내 데이터센터는 2024년 기준 전국에 153개가, 통신기지국은 171만개가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랙 서버, 저장장치, 교환장비, 전송장비, 중계기 등은 서비스 고도와 빠른 교체주기로 3~4년만에 폐기 배출된다. 2030년이면 약 2만4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양이다.

 아이태드산업협회〉글로벌 IT 자산 처분 시장 규모 〈자료: 아이태드산업협회〉

〈인터뷰: 김재찬 한국아이태드산업협회 회장〉

김재찬 한국아이태드산업협회 회장김재찬 한국아이태드산업협회 회장

“재활용의 중요성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국내에는 부품이나 제품 단위 유통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았을 뿐더러 자원순환 측면에서도 일부 귀금속을 제외한 핵심광물(희소금속) 추출 기술력도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폐기물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돼 처리된 물량 조차도 최고가 입찰제를 통해 상당량이 해외 수출돼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물론 자원 확보 가능성마저도 놓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김재찬 한국아이태드산업협회 회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IT 자산 처분의 중요성에도 국내는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해외는 전략 산업으로까지 육성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한국형 아이태드(K-ITAD)와 같은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찬 회장은 “제도적인 측면에서 ISO27001(정보보안경영시스템)이 있고, 국내에는 인정기구(KOLAS, KAB)가 '자격 인증기관'을 지정해 심사를 주관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정보보안경영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기관에 국한된다”며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ISMS-P)' 역시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특정 매출액·이용자수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해 사용후 IT 자산에 대한 심층 관리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올해 최우선 과제로 'ITAD 서비스 가이드라인' 제정과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단체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안 인력에 의한 전문 운송, 자산 목록화, 데이터 파기(논리적·물리적), 잔존 가치 회수(재판매·재활용), 파기 증명서(COD) 발행으로 이어지는 전 공정에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작업이다.

이와 함께 사용후 IT 장비 배출 시점부터 최종 처분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기록·관리하는 전용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단계별 이력이 전산으로 남겨 책임 소재를 명확히하고 처리 경로를 투명화하기 위해서다.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는 보안 운송, 정보 삭제, 탄소 검증 등 분야별 전문 사업자를 발굴하고 한국형 국가 표준(KS) 제정을 추진하고, 사용후 IT 장비 자원 순환 과정의 핵심 광물 유통·처리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김재찬 회장은 “ITAD 산업 분야는 정보보안과 환경 그리고 ERP 분야까지 융합돼야 해 민간부분과 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과기정통부·행안부가 참여하는 통합 관리 기구 설립 운영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또 가칭 IT자산 정보 보안 및 핵심광물 확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ITAD 보안폐기를 의무화하고, 폐전자스크랩 수입 규제 완화 및 자원화 정책을 통해 국내 정련 중심의 산업 구조를 다지고 싶다”고 말했다.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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