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알린 '사막여우' 임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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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이 16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레이크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와우넷 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양주=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임희정이 16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레이크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와우넷 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양주=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사막여우’ 임희정이 완벽한 부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2년 전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바로 그곳에서다.

임희정은 16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레이크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와우넷 오픈(우승 상금 2억1600만원·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공동선두 한진선·홍정민·박보겸에 1타 차 공동 4위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2019년 K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5승을 보유한 임희정은 투어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였다. 사막여우를 닮은 귀여운 외모와 ‘KLPGA투어에서 가장 완벽한 스윙’으로 흥행몰이를 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이후 우승 소식이 끊겼다. 그해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은 뒤 스윙이 흔들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30개 대회에 출전해 단 네 번의 톱10에 그쳐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전성기 시절의 기량이 살아나고 있다. 23개 대회에 출전해 일곱 번의 톱1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예전 성적을 기억하고 있기에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올해 임희정은 ‘루키의 자세’로 돌아가자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다시 기본부터 시작했다. 그는 “작년 시즌을 마친 뒤 아쉬움이 컸지만 여전히 ‘나는 잘 칠 수 있는 선수’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샷 연습보다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샷감이 좋아졌을 때 최종라운드까지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열쇠는 체력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코스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임희정은 “예전에는 똑바로만 치려고 했는데 지금은 코스에서 다른 시각으로, 새롭게 공략해보려는 고민을 많이 한다”며 “미스를 하더라도 좀 더 쉽게 풀어갈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골프도 더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레이크우드CC 레이크코스는 임희정에게 특별한 곳이다. 2년 전 여기서 열린 이 대회에서 임희정은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달리며 우승 문턱까지 갔다. 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 임진희에게 1타 차로 우승을 내어준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는 “대회장에 오면서 2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며 “당시에는 자신감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임희정은 모처럼 만든 우승 기회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오늘 경기 중에 스코어와 순위를 보고 오랜만에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꼈다”며 “남은 사흘 동안 최대한 재밌게 코스를 즐겨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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