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수익비율(PER)이 2000배를 넘고 기술 관련 불확실성도 커 투자의견을 드릴 수 없는 종목입니다.”
삼천당제약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은 지난달 초. 국내 대다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들의 쏟아지는 분석 요청에 이같이 답했다. 작년 영업이익이 85억원에 불과한 회사의 시가총액이 16조원을 웃도는 시점에 투자를 권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매니저들이 외부 전문가 경고에도 불구하고 삼천당제약 투자 비중을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에 기반해 내재가치를 발굴해야 하는 액티브 매니저가 뇌동매매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끼쳤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기준 미달 종목’ 비중 확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17일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ETF를 상장하며 삼천당제약을 7.06% 비중으로 담았다. 전체 25개 ETF 편입 종목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금액이다. 하지만 한국경제신문 취재 결과 이 ETF의 추종 대상 비교지수인 ‘KRX 기술이전바이오’ 구성 종목에는 삼천당제약이 존재하지 않았다. 기술수출 실적이 많은 우량 기업만 선별하는데, 삼천당제약이 여기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을 뺀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비교지수 구성 종목이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 1년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삼천당제약을 공격적으로 담았다. 지난달 10일 ‘TIME 코스닥액티브’ ETF 상장 당일 삼천당제약 비중은 6.19%로 전체 51개 편입 종목 가운데 세 번째로 컸다. 비교지수인 코스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3%)의 두 배를 웃돌았다.
대부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스크 관리라는 기본 원칙에 어긋난 비중 확대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한 곳을 제외한 국내 모든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수년 전부터 삼천당제약 분석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바꿔주는 플랫폼 ‘에스패스’ 등 핵심 기술을 평가할 근거가 부족하고, 잦은 정정 공시와 과도한 매출 전망 등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증권가에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임에도 보고서가 없다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많은 펀드매니저에게 부정적 의견을 전달했는데도 무지성으로 투자했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두 운용사와 달리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삼천당제약 비중을 축소해 반영했다. TIME 상품과 같은 날 상장한 삼성액티브자산운용 ‘KoAct 코스닥액티브’ ETF의 편입 비중은 1.76%였다. 전체 종목 가운데 22번째였다.
◇뒤늦게 발 뺀 운용사들
이들 운용사는 ETF 상장 후 삼천당제약의 핵심 기술 관련 의혹이 커지자 서둘러 보유 물량을 처분했다. 이날 기준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의 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0%다. TIME 코스닥액티브는 0.49%로 축소했다.
공격적인 비중 축소 과정에서 ETF 투자자는 적지 않은 손실을 봐야 했다. 상장 첫날 뜨거운 인기를 끌며 1만2240원으로 마감한 TIME 상품은 이날 1만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수익률은 12.7% 하락했다. 상장 첫날 1만455원이던 TIGER 상품도 이날 9970원으로 4.6% 떨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비교지수에 없는 삼천당제약을 편입한 이유에 대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는 “펀드매니저 판단에 따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삼천당제약은 이날 9.01% 급락한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고점인 118만4000원 대비 57.3% 떨어졌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의 매출 전망 공시 등을 살펴본 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이 수년간 빠르게 높아졌지만 투자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펀드매니저 직관에 의존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력 검증에 기반한 투자가 이뤄져야 자본 배분의 효율성과 산업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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