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에서 보유하지도 않은 비트코인 62만 개를 고객에게 잘못 지급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벤트 당첨자에게 총 62만원을 보내는 과정에서 직원 착오로 무려 63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62만 개를 지급한 것을 내부 시스템이 전혀 걸러내지 못했다. 20분 만에 빗썸이 사고 수습에 나섰음에도 일부 매도가 이뤄지면서 빗썸의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다른 거래소 대비 10% 이상 급락하는 초유의 혼선이 빚어졌다.
이번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 시장 전반의 신뢰성을 뒤흔드는 후폭풍을 낳고 있다. 빗썸은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의 99.7%를 회수했고 시세가 급락한 상황에서 저가 매도한 고객 손실은 전면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임시방편만으로 시장 불안과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빗썸이 어떻게 보유하지도 않은 비트코인을 고객 계정에 넘겨 매각할 수 있게 했는지에 있다. 빗썸은 실제 보유한 4만2794개(2025년 3분기 기준)보다 14배 넘게 많은 비트코인을 아무런 통제 장치 없이 유통시켰다. 이조차도 고객이 위탁한 물량이 거의 전부이며, 빗썸 법인 소유는 175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이 유통한 물량은 세계 비트코인 발행량 2100만 개의 약 3%에 달할 만큼 엄청난 규모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장부 입력만으로 비트코인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적 취약성이 빗썸에 국한된 것이겠냐는 점이다. 통념과 달리 모든 암호화폐 거래가 정식 블록체인 네트워크(온체인)를 거쳐 진행되는 게 아니라면 새로운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금융위원회 등이 빗썸뿐만 아니라 다른 거래소를 대상으로 암호화폐 보유 및 운영 현황,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고 한다. 엄정한 사고 조사와 함께 암호화폐 운영 실태를 파악하되, 논의 중인 암호화폐 2단계법에 외부 기관의 거래소 암호화폐 보유 현황 파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 거래 규모가 하루 3조원대로 커진 만큼 금융시스템 안정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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