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핵화 언급 안한 시진핑…걱정되는 북·중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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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제 1박2일 일정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방북에 맞춰 노동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한과 함께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중심의 기존 국제질서를 중국,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새로운 다극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또 북·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단계로 끌어올렸다.

주목할 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며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미묘한 노선 변화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후 미국은 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국의 대북 정책 무게중심이 비핵화 중재보다 대미 견제를 위한 전략적 연대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의 한계선”이라며 어느 경우에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 확대에 맞서 균형을 잡으려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대만해협 갈등, 북핵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점차 고착화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워 남북 관계 단절을 공식화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안보·경제·외교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며 전략적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에도 중대한 도전이다. 북·중·러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정부가 강조하는 실용외교와 균형외교의 공간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각자도생의 냉엄한 국제질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미 동맹을 더 공고히 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해 북·중·러 밀착에 대응할 억지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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