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러 국정 현안과 정세에 대해 폭넓은 입장을 밝혔지만, 본지가 특히 주목한 것은 기업 관련 의제 두 가지다.
하나는 이른바 기업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익창출에 대한 사회적 배분 문제였고, 또 하나는 그것에서 비롯된 폭증이 예상되는 국가 세수를 어떻게 쓸 것이냐는 과제였다.
워낙 감각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시각을 표명해온 터라 더 새로운 게 있을까 했지만 대통령의 답은 분명하면서도 시장 친화적이었다. 기업이 낸 초과이윤에 대해 성급히 제도로 강제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산업이 성장하는 시점에 성급한 제도 도입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 앞에 붙은 '대체불가' 단어처럼 한국이 반도체·방산 등에서 특출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 성과 배분까지 맨 앞에서 리스크로 맞설 필요가 있겠냐는 복안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국내 차원을 넘어 국제적 기준과 공조 속에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기업에 합당한 방안을 찾을 시간을 줬다.
이와 함께 내년 정부 세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게 확실하다. 지난해 낸 중기재정전망에서 2027년 410조원가량으로 설정했던 국가 세수가 최대 150조원 더 걷힐 수 있다는 분석까지 있다. 내년 이후까지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 사실상 이 정부는 향후 3년간 기존 1년 세수만큼의 '덤 세수'를 확보한다.
이 용처에 대해 이 대통령은 “반도체와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투자해 만들어내야 한다”며 “민간이 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국가가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1조원 가치와 10년 후 1조원의 가치 중 어느 쪽이 더 큰지를 따져야 한다”고도 했다.
늘어난 세수를 현재를 위한 재정지출로 쓰거나, 과거에 발생한 국채를 갚는 데 쓰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미래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써야한다는 기업가 마인드를 분명히 보여줬다.
몇 가지 말만 뽑아 국정 흐름 전체를 단정 지을 순 없다. 다만, 한 두가지에서도 분명히 밝혀진 관점은 평가할 수 있다. 국가 성장을 기업이 이끄는 것이고, 기업 활동의 범위에 정부가 권한 밖으로 끼어들지 않겠다는 점은 더 확고해졌다.
1년 뒤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번 더 점검되겠지만, 이 대통령의 이런 기업관이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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