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풍경] 도서관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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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선 선임기자 = 지난해 12월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작가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때 새삼 떠올린 것이 문학의 힘과 책 그리고 도서관이었다. 문학과 책의 역할은 더 말할 나위가 없고 이것을 뒷받침하는 공간 중 하나로서 도서관에 주목하게 됐다. 올해 서울과 전주의 3개 도서관을 개별 취재할 일이 있었는데,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이 기존보다 다채로워졌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미지 확대 서울 종로구 청운문학도서관의 작은 폭포와 정자 2025.11.26 [사진/김정선 기자]

서울 종로구 청운문학도서관의 작은 폭포와 정자 2025.11.26 [사진/김정선 기자]

이들 도서관은 각각 건축상을 받은 곳이다. 광화문에서 버스를 타고 찾아간 서울 종로구의 청운문학도서관은 인왕산 자락에 있는 한옥도서관이다. 올해 봄 이곳에 갔을 땐 주변에 벚꽃과 개나리 등 계절 꽃이 만발했다. 최근 다시 방문해 봤다. 책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고 한옥을 배경으로 한 풍경이 좋아 찾아왔다는 방문객들도 여전히 눈에 띄었다. 정자에서 내다본 인공폭포 뒤편으로 붉은 단풍이 보였다. 휴대전화로 주변을 촬영하던 여성 2명에게 방문 이유를 물었더니 "풍경이 예뻐서 보러 왔다"고 했다. 이곳에서 가까운 윤동주문학관도 다시 들렀는데, 저항시인의 삶과 작품을 조용히 돌아볼 수 있었다.

이미지 확대 서울 성북구 오동숲속도서관 2025.10.10 [사진/김정선 기자]

서울 성북구 오동숲속도서관 2025.10.10 [사진/김정선 기자]

독특한 외관의 도서관은 적지 않다. 서울 성북구 오동근린공원 안에는 오동숲속도서관이 있다. 처음 봤을 때는 외관이 다소 생경한 느낌이었는데 두 번째 찾아갔을 땐 신선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목재로 만들어진 이곳은 갈색의 컬러가 안정감을 줬다. 산책하는 주민들이 오가는 곳에 있는 이 도서관에선 '사랑방'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운동길에 들른 주민, 바깥 회랑에 앉아 차 한잔 마시는 방문객 등 다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미지 확대 전주 아중호수도서관의 책장 2025.7.30 [사진/김정선 기자]

전주 아중호수도서관의 책장 2025.7.30 [사진/김정선 기자]

전주 아중호수도서관은 호숫가에 자리 잡고 있다. 창가 너머로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도서관 외양은 직선이 아니라 부드러운 곡선을 띤다. LP나 CD를 갖춰 방문객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청음공간이 따로 있다. 책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담고 있듯이 도서관도 가능한 범위에서 이를 음미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 듯했다. 이곳도 목재를 사용했다. 전주에선 전국 유일의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전주 도서관 여행'을 올해에도 운영했다.

이들 도서관의 모습은 전체의 일부일 뿐이다. 요즘에는 특색 있는 도서관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도서관 개관 소식도 꽤 자주 들린다. 방대한 보유 장서를 자랑하는 곳도 있고 소규모 도서관도 많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공공도서관은 1천296개관이다. 살고 있는 곳 또는 직장 주변 도서관에 찾아가 보면 문화시설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js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2월01일 09시4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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