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스타'는 안 갔어요. AGF(Anime x Game Festival)는 지난해도 오고 이번에도 왔죠. 오늘은 새벽 5시30분부터 줄 섰는 걸요."
전날 내린 눈에도 이날 새벽부터 행사를 기다렸다는 곽태호 씨(25)는 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서브컬처 페스티벌 AGF 2025의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 앞에서 이 같이 말했다. 곽 씨는 "지난해보다 올해 규모가 커졌고 그만큼 체계도 잘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줄을 선 니케 부스는 오픈한지 30분 만에 대기 줄을 꽉 채울 정도였다.
서브컬처가 원래의 뜻인 비주류가 아닌 '주류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서브컬처란 용어가 일종의 고유명사로만 남게 된 셈이다. AGF 개막 전부터 일산 킨텍스 바깥까지 빼곡하게 들어선 입장 대기줄이 인기를 방증했다. 정우탁 씨(30)는 "5년 전에 지스타에 가보고 이후에는 안 갔다. 지스타는 (개최지가 부산이라) 멀고 지방이라 가기 힘든 것도 있다"고 했다.
국내 게임사들도 AGF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지스타에는 게임사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모두 참가하지 않았지만 AGF에는 모두 참석했다. 넥슨의 경우 올해 지스타엔 불참했지만 AGF에서 부스를 열었다. 스마일게이트와 NHN도 마찬가지다. 양사는 신작 쇼케이스로 자리 잡은 지스타가 아닌 AGF에서 각각 신작 서브컬처 게임 '어비스디아',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AGF는 타깃층을 명확하게 선정할 수 있고 유입층을 확장할 수 있어 게임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라며 "지스타는 암묵적으로 신작을 선보여야 한다는 룰이 있는데 AGF는 그렇지 않아 이미 출시된 작품으로도 부스를 세울 수 있다.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 싶은 게임사에 덜 부담스러운 구조"라고 귀띔했다.
게임업계가 AGF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서브컬처 인기 때문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명가 엔씨소프트는 올해 최초로 AGF에 참여했다. MMORPG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포트폴리오를 서브컬처 게임으로 확장해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선보였다.
넥슨은 서브컬처 게임이 아닌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로 AGF에 참여했다. 유입층을 늘리기 위해서다. 넥슨 관계자는 "마비노기 모바일을 서브컬처 팬들에게 알리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열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2030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만큼 서브컬처 팬덤의 주력층인 2030을 확실히 끌어모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게임보다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를 즐기기 위해 AGF를 찾은 관람객도 있었다. 한결 씨(25)는 "관심 있는 굿즈가 다 팔릴까 봐 6시부터 킨텍스에 줄을 섰다. 게임보다 애니메이션 부스를 보고 즐기려 왔다. 박호정 씨(25)는 "시연보다는 각 부스에서 어떤 이벤트를 하는지 보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안팎의 서브컬처에 대한 관심에 AGF 규모도 역대급으로 커졌다. 올해 6회째를 맞은 AGF는 처음으로 금요일을 포함해 행사 일정을 2일에서 3일로 늘렸다. 평일 오기 어려운 10대보다 휴가를 내고 올 수 있는 2030 관람객이 다수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참가사는 게임·애니메이션·웹툰·버추얼 등을 포함해 71개에 달한다. 업계는 올해 AGF 관람객이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AGF에는 7만2000명이 방문했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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