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부패 막아야”…삼성바이오, 쟁의금지 가처분 신청

1 week ago 8

“원료 부패 막아야”…삼성바이오, 쟁의금지 가처분 신청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사 상생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쟁의행위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지난 1일 인천지방법원에 신청했다. 노사 간 의견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의한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간 임금 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필수 공정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약품 공정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고 정제해 약을 만든다. 이 때문에 24시간 멈춤 없이 가동해야 한다. 파업 등으로 공장을 돌리지 못하면 세포의 사멸, 단백질의 변질 등으로 제품을 전량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노사 갈등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CDMO 사업 특성상 글로벌 빅파마 등 고객사에 고품질의 의약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신뢰도 하락을 불올 위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탁생산은 '품질 보증'과 '납기 준수'라는 고객사와의 엄격한 계약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은 단순한 수주, 실적 훼손 차원이 아니라 '우리 약을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줘 수주 경쟁력에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파업을 추진하는 배경은 지난해 12월 시작한 이번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노조는 임금 평균 14% 인상, 개인당 격려금 3000만원 지급,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배당 등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6.6% 증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대로 사측은 임금 6.2% 인상, 영업이익의 10%(또는 경제적부가가치 기준 20% 수준) 성과급 지급 등을 제안했다. 노조의 입장과 괴리가 큰 상태다. 노사는 지난해부터 총 13번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존 림 사장과의 대면을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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