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브라우저와 검색 시장을 되찾기 위해 나섰다. 한때 국내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였던 네이버는 지난해 구글에 1위 자리를 내줬고, 후발주자인 브라우저 시장에선 애플의 사파리에도 뒤처져 있다. 네이버가 들고 나온 재공략 무기는 인공지능(AI) 강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AI 기능을 강화한 새 웨일 브라우저를 연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브라우저 옆면에 AI 사이드 패널을 배치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이용자가 인터넷을 보다가 궁금한 내용을 별도 앱이나 창을 열지 않고 바로 물어보거나 문서 요약·검색·추천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네이버는 웨일 브라우저 안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사용자 작업을 대신 수행하거나 보조하는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넣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용자가 일일이 클릭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웹페이지를 탐색하고 필요한 작업을 처리하는 ‘오토 브라우징’ 기술도 함께 개발 중이다.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는 브라우저 기반 온디바이스 AI 형태도 고려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비용 절감, 응답 속도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챗GPT·퍼플렉시티·클로드 등 여러 AI를 상황에 따라 조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술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및 브라우저 시장에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브라우저 점유율은 구글 크롬이 55.9%로 가장 높고, 삼성 인터넷(13.3%) 애플 사파리(11.8%) 웨일(8.5%) 등의 순이었다. 브라우저 시장에선 구글 크롬은 물론 모바일 위주인 사파리 등에도 뒤에 있다.
줄곧 1위를 지켜온 검색 시장에선 지난해 9월 구글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난달 기준 42.3%로 구글(47.6%)과의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결국 AI 전략의 부재로 인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웨일은 지난 2월 점유율이 9.2%까지 올랐는데, 지난달 구글이 크롬에 자사 AI인 제미나이를 적용하자 올 들어 가장 낮은 8.5%로 내려갔다. 네이버가 연내 AI 기능 고도화를 앞세워 웨일과 검색을 강화하는 이유다.
네이버는 지난달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AI 탭’ 베타 버전을 네이버 메인 화면과 웨일 브라우저에 동시에 배치했는데, 이렇게 되면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생성형 AI는 이용자가 늘수록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비용이 급격히 커지는 구조여서 사실상 막대한 트래픽 비용을 감수하겠다는 선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초기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이용자 습관을 선점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AI 서비스가 이용자를 검색·브라우저·쇼핑 등 자사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글에 이어 네이버도 검색·브라우저·AI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맞불 전략을 내놓는 것이다.
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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