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 무기보다 중요한 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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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잇단 사고에 국민은 불안…해이한 기강 다잡고 지휘체계 정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미군이 철수한 1973년 당시 남베트남 군대는 세계 4위권의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남베트남이 자주적으로 적화 통일을 막아내도록 미국이 첨단 무기와 장비를 그대로 두고 떠난 덕분이다. 가장 중요한 공군력은 북베트남이 비교 대상조차 안 됐고, 미제 기갑 및 야포 전력으로 중무장한 육군은 100만 대군을 운용하며 장비와 병력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해군 역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모든 외형 면에서 남북 간 전력 차가 배 이상 났지만, 결과는 지금 우리가 아는 대로다. 남베트남은 1973년 1월 '파리 평화협정' 체결로 미군이 철수한 지 약 2년 3개월 만에 패망했다. 일부러 지려 해도 지기 어려운 나라가 지도에서 사라진 것이다. 가장 큰 패인으로 지휘관부터 일반 사병까지 군 전체에 퍼진 총체적 군 기강 해이와 부패가 지목됐다. 남베트남 패망은 강력한 무기와 대군이 있어도 무형 전력인 군기가 무너지면 공동체가 사라진다는 대표 사례로 남았다. 이미지 확대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도하 훈련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DB 금지] 인류사를 돌아보면 군기 해이에 따른 군사력 약화로 무너진 나라들이 적지 않다. 2차 대전 초반 프랑스는 세계 최강 육군을 보유하고도 군부의 관료화와 지휘·보고체계 혼란 속에서 나치 독일이 침공한 지 6주 만에 함락됐다. 탱크가 뚫지 못 하리라 맹목적으로 믿고 설정했던 '마지노선'은 관료화된 군대가 국민의 안녕을 해치는 독소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청(靑)의 청일 전쟁 참패, 명(明)의 패망, 서로마제국 소멸도 무기 열세가 아니라 군기 해이와 안보의식 결여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한다. 남송(南宋) 멸망도 문관이 군대를 통솔하는 문치주의가 군기 체계와 실전성을 훼손한 탓이 컸다. 이처럼 국가 생존에 직결된 군의 기강은 외형적 전력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역사 속에서 거듭 증명됐다. 그런데 최근 우리 군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단순히 기강 해이를 넘어 군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건 내용, 발생 배경 등을 자세히 보면 민간도 아닌 군에서 이렇게 어이없는 일들이 반복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올해 들어서만 해도 절대 있어선 안 될 군기 사고들이 적잖이 잇따랐다. 특히 서부전선에서 북과 대치한 1군단에서 실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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