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작년 사망 원인통계에서 자살 사망자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서도 처음으로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로 올라섰고 다른 연령대에서도 자살률이 올라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오랜 오명을 벗으려 국가 차원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오히려 자살이 더 느는 추세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다양한 사회적 상황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다고 해도 끊임없이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정신건강 교육 및 상담 강화, 관계 기관의 위기 개입, 사회 안전망 강화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변인들의 관심과 적절한 대응만큼 효과가 큰 것은 없다고 한다. 부모·형제, 배우자, 친구 등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위기 징후를 늦지 않게 감지하고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주는 것만이 비극을 막을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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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변인들이 도움 줄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자살 징후를 조금이라도 미리 포착할 수 있는 건 가까운 주변인뿐이다. 많은 사례에서 자살을 시도할 마음이 있는 사람은 평소 자살이나 죽음에 관해 간접적으로라도 표현한다. 일부에선 자살을 언급하는 사람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을 거란 편견도 갖고 있으나 이는 오해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죽고 싶은 마음과 살고 싶은 의지를 동시에 지닌 양가적 감정 상태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굳이 자살에 대한 생각을 표현할 경우 이는 살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구조 신호' 발신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특히 구체적으로 죽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면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뒤늦게 후회할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많은 걱정과 관심을 갖고 도와주고 싶어 한다는 의중을 진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었다면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 및 지지해줌으로써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도록 해야 한다. 질문은 모호하지 않아야 한다. 예컨대 "죽고 싶다고 느낄 때가 있니?", "요즘도 자살을 생각하니?" 등과 같이 돌리지 않고 물어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 상대도 최대한 솔직히 반응할 수 있다고 한다.
자살에 대한 구체적 방법이나 시기 등을 생각해본 적 있는지 직접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이 정도 수준까지 왔다고 판단된다면 혼자 도울 수 있는 단계는 지났으니 즉각 전문가와 관계기관에 알려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전문적 대처를 기다리는 동안, 그리고 대응이 진행 중인 기간이라도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홀로 두지 않고 주변인 중 누군가 최소한 한 명은 곁에 있게 해야 한다. 주변인들이 번갈아 시간을 내어 상담센터와 정신건강의학과 등을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해법들이 주변인들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적절히 중단 없이 이행된다면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을 지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책적 해법은 당연히 한계가 있으니 결국 근본적 문제 해결은 당사자와 주변인 몫일 것이다. 삶에서 어려움과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 외부 충격을 완화해줄 방파제만 주변에 있다면 극단적인 생각을 현실에서 행동으로 옮길 확률은 많이 낮아진다. 자살 위험군으로 우려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자기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도록 돕는 한편,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가족과 지인이 곁에 있다는 긍정적 관계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작은 관심이 큰 아픔을 막는다.
lesli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1월03일 15시5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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