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대통령의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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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국의 나침반이다. 법안과 예산, 인사보다 더 빠르게 민심에 와닿는 게 대통령의 '말'이다. 위기일수록 국민은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대통령 역시 자신의 구상을 국민에게 직접 전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고 한다. 기자회견이든, 담화문이든, 라디오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든 전달 매체의 형식은 달라도 목적은 하나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은 통치의 핵심 수단이다.

미국 대통령들은 새로운 매체를 소통의 수단으로 삼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라디오 '노변정담'을 통해 대공황과 전쟁의 양상을 차분한 어조로 설명했고, 국민은 대통령을 믿기 시작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TV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즉흥성과 지성을 드러내며 영상 시대의 리더십 원형을 만들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주간 라디오 연설로 '위대한 미국'이라는 서사를 각인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빠르고 직설적으로 의제를 장악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들의 대국민 소통도 시대 상황을 반영하며 진화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TV 국정연설은 사실상 '대통령의 지침'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속에서 진정성 있는 담화로 국민을 설득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터넷 생중계 토론으로 시민과 얼굴을 맞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라디오 정례연설 '대통령의 편지'로 국정 메시지를 전했다. 매체는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는 '채널'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언어는 국정 운영의 '문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도입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은 이례적인 실험이었다. 출근길에 서서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은 즉흥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대통령이 매일 언론 앞에 서는 모습은 신선했고, 권위의 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도어스테핑은 얼마 못 가 '메시지 관리'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즉흥 발언이 논란을 낳았고, 정작 국정 구상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채널로 기능하지 못했다. 이후 도어스테핑은 종적을 감췄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 SNS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글은 말과 달리 기록으로 남고, 생각을 구조화해 전달한다. 일각에선 표현들이 다소 거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다듬어진 문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오히려 약간의 투박함은 솔직한 감정을 전달하는 징표로 읽힐 수 있다. 국민이 정작 알고 싶어 하는 것은 글의 완성도가 아니다.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그것이 일관되고 꾸준하게 전해질 때 설득력을 갖는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03일 06시3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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