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가입자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며 이용자들의 '탈쿠팡'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회원 탈퇴를 위해 총 6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구조가 알려지면서 소비자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2일 쿠팡 고객센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쿠팡 탈퇴는 모바일 앱에서 직접 진행할 수 없고 반드시 PC 버전으로 전환해야만 가능하다.
기자가 직접 해보니 앱에서 '마이쿠팡'에서 '회원정보 수정'을 누른 뒤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야 'PC버전 이동' 버튼이 나타난다. 이후에도 비밀번호 재입력, 이용 내역 확인, 객관식·주관식 설문 작성 등을 모두 마쳐야 탈퇴 신청이 완료된다.
특히 마지막 단계의 ‘쿠팡에 바라는 점’ 주관식 설문은 이용자 불편을 키운다는 지적이 많다.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이용자는 절차가 한층 더 까다롭다. 탈퇴 전 반드시 멤버십을 해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와우할인가로 구매할 수 없다", "쿠폰이 사라진다" 등의 팝업이 반복적으로 떠 해지 의사 번복을 유도하는 UI가 적용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탈퇴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 작성자들은 "꽁꽁 숨겨진 쿠팡 탈퇴 버튼 찾는 꿀팁을 알려주겠다"고 하며 PC 이동 경로와 설문 작성 요령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런 식으로 불편한 구조를 이용해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을 '다크패턴(소비자 이탈을 어렵게 만드는 기만적 UI)'이라고 부른다", "이런 방식보단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지적한다.
쿠팡의 늑장 대응과 부실한 안내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집단소송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에서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모임만 10여 곳 이상 개설됐으며, 이들 커뮤니티의 총 회원 수는 20만명을 넘어섰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박대준 쿠팡 대표를 불러 유출 경위, 재발 방지 대책, 고객 정보 보호 책임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피해 규모가 약 3400만건으로 방대하기도 하지만, 처음 사건이 발생하고 5개월 동안 회사가 유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 놀랍다"며 "이 정도인가 싶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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