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메이크업 해달라는 뉴요커들"...'퍼펙트 글로우'가 발견한 K뷰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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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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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K뷰티의 저변이 확인됐다.

tvN '퍼펙트 글로우' 간담회가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퍼펙트 글로우'에 참여한 헤어 디자이너 차홍,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니와 'K뷰티 트렌드' 서유현 박사, 박희연 CJ ENM 예능제작사업부장, 염지혜 CJ 올리브영 브랜드전략유닛장 등이 참석했다.

'퍼펙트 글로우'는 라미란, 박민영을 필두로 대한민국 최고의 헤어·메이크업 전문가가 뉴욕 맨해튼에 한국식 뷰티숍 '단장'을 열고 현지에서 직접 K-뷰티의 진면목을 선보이는 'K-뷰티 뉴욕 정복기'를 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8일 첫 방송을 시작해 10부작으로 내년 1월 8일까지 방송된다.

차홍은 2019년 포브스코리아 2030 파워리더로 선정된 헤어 디자이너다. 아시아인 최초로 로레알프로페셔널 파리의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선정돼 국내를 넘어 세계를 배경으로 활동하고 있다.

포니는 2020년 프리미엄브랜드지수 KS-PBI 콘텐츠 뷰티부문 1위, 2017년 포브스 선정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예술부문)에 선정된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꼽힌다.

차홍은 "K뷰티가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기대가 컸는데, 저도 매장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이 분들은 관심이 있는 분들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도 통할지 궁금했다"며 "한편으로는 미국은 전 세계인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불특정 다수에게 통할지, 모질이 굉장히 다양한데 어떨지 걱정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만족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홍은 "처음에 갔을 때 '멘붕' 상태였다"며 "한국 손님들과 전혀 다르게 모두 극 'E'의 성향에 모질도 전혀 달라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국의 가게니 한국적으로 가려고 했다. 그들이 모르는 한국의 섬세함을 보여주니 그들도 감동을 느낀 거 같더라"고 했다.

포니 역시 "한국은 인종 자체가 단일적이다 보니 한국의 제품들도 접할 수 있는 것에 국한돼 있고, 피부톤도 폭이 크진 않아 걱정이 많았다"며 "막상 뉴욕에 가니 메이크업을 받고 좋아해 주시는 모습, 그리고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들의 달라진 표정을 보며 감동도 받고, 자부심도 느꼈다"고 소개했다.

포니도 "피부톤이 다 다르지만, 그걸 구분하는 건 한국의 미감 DNA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다인종을 겨냥하지 않았지만 정말 다양한 텍스처와 색감을 갖고 있다. 그게 K뷰티의 장점 같더라"고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전통 강자 프랑스를 넘어 약 2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또한 글로벌 SNS상에서는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낸 '코리아 글로우 업(KOREA GLOW UP)'이라는 밈과 챌린지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면 예뻐진다"라며 K-뷰티를 알기 전과 후를 비교한 영상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는 것.

이에 K-뷰티를 직접 체험하거나 쇼핑을 위해 한국까지 오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한국 아이돌, 배우가 사용한 제품을 구매해 그들의 헤어 스타일링, 메이크업을 따라 하는 영상이 셀 수 없을 만큼 업로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K-뷰티'라는 월드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된 '퍼펙트 글로우'는 매회 본연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K-뷰티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종, 고민, 사연을 가진 고객들의 내·외면을 메이크오버 시키며 화제를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K-팝, K-콘텐츠 등을 통해 K-뷰티에 대한 호감이 생기고, 이를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단장'에 방문한 손님들은 K-뷰티의 글로벌 인기를 몸소 증명함과 동시에 K-콘텐츠를 통한 K-뷰티의 지속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서유현 박사는 "미국에서 해외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프랑스였는데, 올해부터 한국이 됐다"며 "올해 3분기만 봐도 역대 최대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드라마들이 유명했는데, tvN '눈물의 여왕'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인도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 1년 내내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사회적 현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와 함께 한국 음식, 한국 화장품 등 한국 문화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K뷰티'에 대해 "한국에 대한 선망이 모두 포괄돼야 이뤄질 수 있는 산업"이라며 "1980년대 시장 개방 이후 한국 화장품은 생존의 위기를 겪고, IMF를 거치는 와중에 '대장금', '겨울왕국' 등 1세대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면서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최초로 1조원을 진출하게 됐다"면서 K뷰티의 성장을 소개했다.

이어 "문화가 곧 산업이고, 콘텐츠의 힘이 K뷰티를 공고히 자리매김하는 필수 조건"이라고 의미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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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오버가 선사하는 시각적 즐거움과 뭉클한 휴머니티, 리얼리티의 재미까지 잡으며 뷰티 예능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퍼펙트 글로우'가 꾸준한 입소문과 호평에 힘입어 관련 동영상 누적 조회수는 1억2000만뷰를 돌파했고, (11월 26일 기준) K-콘텐츠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1월 3주 차 주간 화제성 펀덱스 지수에 따르면 '퍼펙트 글로우'는 목요일에 방송된 TV 비드라마 콘텐츠 중에서는 1위에 올랐다. 이는 첫 방송 후 2주 연속 상승한 수치로 나날이 커지는 입소문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가족, 친구, 연인 등의 메이크오버를 본 리액션 영상들이 단일 500만뷰 이상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실장 박민영의 상담 실력과 어시스트 매니저인 주종혁의 샴푸 서비스 등 '단장' 직원들의 본업 모먼트 역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K뷰티의 파급력에도 놀라움을 전했다.

차홍은 "저도 드라마를 못 챙겨보는데, 손님들이 저에게 작품 얘기를 하면서 요청하는 게 있고, 해당 브랜드를 알고, 발음도 정확하게 하면서 제품을 말하더라"며 "특정 배우, 아이돌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의 일상 사진을 갖고 와서 '이런 분위기', '이런 스타일로 해 달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또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는데도 한국 제품으로 한국을 느끼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한국적인 게 세계적이라는 말이, 한국에서 유행하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사랑받는 기준점이 된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포니는 "제니, 선미 등 한국의 아이돌 사진을 가져오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또 한국 드라마의 배우들의 사진을 가져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거의 메이크업 티가 나지 않는 사진을 갖고 왔다는 점에서 'K뷰티'의 저변이 넓어졌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특히 반응이 좋았던 'K뷰티' 꿀팁에 대해 차홍은 "손님들이 계속 놀라셔서 전 반응이 좋은 줄만 알았는데, 제가 헤어 라인을 맞춰 잘라주는 것에 대해 다들 엄청 고마워하더라"며 "두상을 보면 뿌리까지 볼륨을 넣어 형태를 만드는 데 그것도 놀라더라. 어떤 기술인지, 어떤 제품인지 계속 물어보더라"고 했다.

또 종사자분들도 "한국 뷰티 사업이 궁금해 찾아왔다"며 "한국에선 기본인데, 그 지점을 고마워하고 놀라워하는 걸 보고 '한국이 정말 섬세하구나'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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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는 "나무 꼬치를 뎁혀서 눈썹을 올리는 불 고데기를 보고 많이 놀라더라"며 "집에서도 그걸 하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일반적인데, 그걸 보고 많이 놀라셨다"고 했다.

또 "한국 여성에겐 일상적인 루틴인데, 메이크업 전에 토너 패드를 올리는 것도 일반적인 팁인데 그걸 익숙하지 않아 하는 분들도 많더라"며 "생소하게 많이 느끼신 거 같더라"고 했다.

포니는 "5년 전쯤 미국에서 활동할 땐 '너희가 모르니 알려줄게' 이런 식으로 전도사 같은 느낌의 포지션이었다"며 "그땐 마트의 특정 코너에 작게 있다거나, 제품 유명한 한 것 한 가지만 있다던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느낀 건 기본적으로 한국 제품을 다 들어는 봤고, 써본 사람도 많더라. 더 이상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달라진 위상을 소개했다.

박희연 부장은 "몇 년 전까지 해외 촬영을 많이 했는데, 비행기를 타고 가면 '피부가 왜 이렇게 좋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그때마다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며 "K뷰티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현지에선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했고, 메인 연출자인 김상아 PD가 저에게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름답다'는 걸 느끼게 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하더라. 저 역시 그게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 부장은 K콘텐츠, K컬처의 유행이 K뷰티로 확장된 것에 대해 "하루하루 날이 거듭될수록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고, 실제로 제품도 알고, 사용법도 알고 있어서 이곳을 찾은 분들이 서로 애교살 그리는 법도 알려주더라"며 "그러다 보니 '퍼펙트 글로우'를 통해 아직은 모르는 사람들도 새롭게 알게 되고, 깊게 인지하고 이해할 거라 생각하니 사명감을 느끼고 다짐도 하게 됐다"고 했다.

염 유닛장은 "K뷰티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그게 열광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 않냐"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같다"고 전했다.

'단장' 6인방의 호흡에 대해 차홍은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며 "갔다 와서도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근황을 올리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미란 배우가 정말 정말 좋은 분이다. 뭘 운영할 때 서포트하고 정서적으로 돌봐주고, 멘탈 관리가 필요한데 그걸 잘 잡아주셨고"며 "박민영 씨도 정말 사랑스럽고, 주종혁 씨는 천사 같았다. 정말 헌신적이었다"고 칭찬했다.

또 레오제이와 포니에 대해 "서로 색깔이 다른데 의견이 잘 맞았다"며 "저희가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데 소통도 잘 됐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현장이 굉장히 좁았다"며 "한국의 뷰티숍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데, 단순히 외적인 모습을 아름답게 하는 거 이상으로 그분들의 사연을 물어봐 주고, 어떤 걸 원하는지 디테일을 살펴주셔서 아티스트들이 그런 부분들까지 다 캐치해 마음까지 움직이는 메이크오버를 해줬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뷰티숍 특징상 손님들을 기다리게만 할 수 없는데, 라미란 님은 시간 관리를 잘 해 주셨고,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휴식이나 시간을 만들어주시기 위해 애써주셨다"고 했다.

또 박민영에 대해서는 "20년간 활동하면서 뷰티에 일가견이 있는데, 드레스를 입은 분의 목의 여드름 자국까지 신경 써 주고, 상담을 마친 후에는 계속 움직이며 보조로 행동해 줬다"고 했고, 주종혁에 대해서는 "일 머리가 좋고, 성실하고 친화력까지 갖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퍼펙트 글로우'는 오는 1월 8일까지 총 10부작으로 선보여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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