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GS 이영택 "지난 시즌은 형편없는 감독…선수들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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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배구 6전 전승으로 우승 지휘…"실바 투혼, 어떤 말로도 표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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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택 GS칼텍스 감독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꿈만 같다. 지도자를 시작하며 꿈꿔왔던 자리다."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점수 3-1로 꺾고 사령탑으로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기자회견실에 오자마자 이 말로 벅찬 마음을 전했다.

감격을 숨기지 못한 이 감독은 "선수들 덕분에 그 자리에 올라왔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우리 선수들을 보면 자꾸 눈물이 난다"며 포스트시즌에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포스트시즌 6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적 같은 여정이었다.

이 감독은 3세트 무릎 통증에도 코트를 지키며 36득점을 맹폭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를 향해서는 "정말 대단하다.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아파하는 실바를 차마 빼주지 못해 미안했다면서도 "본인이 이겨내더라"라며 에이스의 투혼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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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차지한 GS칼텍스의 헹가래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한국도로공사 대 GS칼텍스 3차전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 선수들이 이영택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6.4.5 mon@yna.co.kr

정규리그 전반기를 5위로 마쳤을 때만 해도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봄 배구만 가보자는 게 첫 목표였다"고 돌아본 이 감독은 시즌 초반 레이나 도코쿠(등록명 레이나)의 부상과 안혜진의 이탈 등 유독 고비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정규리그에서는 어렵게 봄 배구 티켓을 따냈어도, 단기전에서는 폭발적인 에이스 실바가 있어서 해볼 만하다는 주변의 기대가 결국 적중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한 경기라도 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는데, 단 한 경기도 지지 않고 해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기량 발전이 가장 돋보인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주장 유서연, 미들 블로커와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간 권민지, 5라운드부터 주전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최가은 등 전체적으로 기량이 만개해 누구 하나만 뽑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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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포옹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한국도로공사 대 GS칼텍스 3차전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 실바가 이영택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2026.4.5 mon@yna.co.kr

특히 권민지의 당찬 '권총 세리머니'를 두고는 "그런 기운을 표출하는 것도 본인의 자신감"이라며 코트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를 칭찬했다.

부상을 극복하고 챔프전 3차전에서만 블로킹 8개를 잡아낸 오세연에 대해서도 "시즌 아웃을 걱정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지만, 선수 본인의 출전 의지가 워낙 강했다"며 투지를 높이 샀다.

챔프전을 코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물러난 상대 팀 김종민 전 도로공사 감독에 대한 진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대한항공 시절 선수와 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선배 김 감독에 대해 "그분에 비하면 내 경험은 일천하다. 가장 큰 무대에서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며 씁쓸해했다.

대행을 맡아 챔프전을 치른 김영래 감독대행을 향해서도 "과거 저 역시 대행으로 시즌 중에 갑자기 팀을 맡아본 적이 있어서 그 마음을 안다. 굉장히 정신없고 어려웠을 것"이라고 위로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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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GS칼텍스 이영택 감독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한국도로공사 대 GS칼텍스 3차전 경기.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이 득점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2026.4.5 mon@yna.co.kr

지난 두 시즌을 스스로 평가해 달라는 말에는 "지난 시즌엔 14연패도 하고 겨우 꼴찌를 벗어난 형편없는 감독이었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한 시즌 만에 우승팀 사령탑으로 거듭난 비결은 온전히 선수들의 공으로 돌렸다.

덧붙여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며 힘든 걸 극복해 준 걸 보면, 나는 그대로인데 선수들만 훌쩍 성장한 것 같다"고 웃었다.

영광의 순간을 뒤로하고 이 감독은 벌써 다음을 준비한다.

특히 우승의 일등 공신 실바와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빨리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외부 FA 영입에 대해서도 "생각은 굴뚝같지만 안 와서 문제"라며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직접 뛰어다니며 계속 설득해 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4월05일 17시2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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