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로봇주차 '개막포'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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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지하 주차장에서 HL로보틱스의 주차로봇 ‘파키’가 이동하고 있다. 운전자가 지정 구역에 차량을 정차한 뒤 키오스크로 입차를 신청하면 파키가 차량을 자동으로 주차 구역으로 옮긴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충북 청주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지하 주차장에서 HL로보틱스의 주차로봇 ‘파키’가 이동하고 있다. 운전자가 지정 구역에 차량을 정차한 뒤 키오스크로 입차를 신청하면 파키가 차량을 자동으로 주차 구역으로 옮긴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가 충북 콘텐츠기업지원센터 지하주차장을 1호로 ‘로봇발레’ 서비스를 시작했다. 2033년 13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차로봇 시장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하지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 주차로봇을 설치하는 것이 여전히 금지돼 있는 등 시장 확산을 위한 걸림돌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이 주목한 신기술

카카오모빌리티, 로봇주차 '개막포' 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일 HL로보틱스, 충청북도, 충북과학기술혁신원과 협력해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지하주차장에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를 활용한 로봇발레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 주차로봇 상용 서비스로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약 한 달간 시범 운영을 거쳐 안정성과 효율성을 검증했고, 현재 입주 기관 직원을 중심으로 수요 조사를 하고 있다”며 “여섯 대 규모의 주차면에 파키 한 쌍이 배치돼 주차·출차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L로보틱스가 2023년 처음 공개한 파키는 차량 하부에 진입해 차체를 들어 올린 뒤 빈 주차구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수준’ 기술을 갖췄다.

주차로봇은 자율주행 차량에 이어 모빌리티산업 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HL로보틱스는 세계 최초 실외 주차로봇을 상용화한 프랑스 기업 스탠리로보틱스를 지난해 인수하며 글로벌 기술력을 확보했다. 현대위아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로봇 친화형 오토발레 주차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셈페르엠은 자체 개발한 주차로봇 솔루션 ‘엠피시스템’을 12개국에 수출하는 강소기업이다.

정부에서도 주차로봇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주차로봇 시연 영상을 보고 감탄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차로봇은 안전성과 공간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8~2023년 기계식 주차장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는 57건, 사망자는 16명에 달했다. 업계는 주차로봇이 인재형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제 걸림돌 걷어내나

하지만 규제가 주차로봇 상용화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현행 국토교통부령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기계식 주차장은 상업지역·준주거지역 내 소형 주택과 주택 외 시설에만 설치할 수 있다. 문제는 주차로봇이 법적으로 ‘기계식 주차장치’로 분류돼 국내 전체 주택의 79%를 차지하는 공동주택에는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차장법과 하위 시행규칙에는 로봇 관련 조항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율주행 로봇 주차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에도 고정식 팔레트 구조를 전제로 한 안전·검사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국토부는 2022년 ‘기계식주차장치의 안전기준 및 검사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주차로봇의 정의와 검사 기준을 신설했지만 여전히 기계식 주차장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주차로봇과 관련해 규제 해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차로봇 시범 적용지 확대 등으로 조만간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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