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떴다! 나가자”…휴식일도 반납한 프로들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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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1.18 09:46 수정2026.01.18 09:46

“해 떴다! 나가자”…휴식일도 반납한 프로들의 열정

비 예보 빗나가자, 휴식일이 훈련일로
박지영·배소현 드라이빙 레인지 출근
“해뜬날 귀해”…연습 라운드까지 소화

손 부상 박현경은 휴식 후 샷 점검
해변 나들이
·마트 장보기 등 ‘가지각색’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포르티망 모르가도CC. 이날은 이시우 코치가 이끄는 빅피쉬골프아카데미의 공식 휴식일이었다. 원래 일요일이 정기 휴일이지만, 토요일 비 예보가 잡히면서 휴일을 하루 앞당겼다. 선수들에겐 모처럼 숨을 고를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예보와 달리 아침부터 해가 쨍쨍하게 뜨자 풍경이 달라졌다. 박지영과 배소현 등 일부 선수들은 골프백을 메고 드라이빙 레인지로 출근했다. 쉬는 날에도 몸이 먼저 반응한 듯했다. 이들을 지도하는 이시우 코치 역시 자연스럽게 레인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를 피해 당겨 둔 휴식일은 맑은 날씨 앞에서 다시 훈련의 하루로 바뀌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10승에 빛나는 박지영은 샷 점검으로 하루를 마치지 않았다. 샷 리듬을 확인한 뒤 곧바로 코스로 나가 연습 라운드까지 소화했다. 그는 “다음 주 내내 비 예보가 있어 맑은 날 라운드할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며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유동적으로 휴식을 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휴식일에도 경기 감각을 유지하려는 루틴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박지영이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포르티망 알라모스CC에서 진행한 연습 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포르티망=서재원 기자

박지영이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포르티망 알라모스CC에서 진행한 연습 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포르티망=서재원 기자

물론 휴일을 온전히 즐기는 선수들도 있었다. 선수마다 휴식의 방식과 루틴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지훈련 초반 맹훈련 여파로 전날 손에 물집이 잡혀 고통을 호소했던 박현경은 이날 오전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만 간단히 샷을 점검을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부인 엡손투어에서 뛰는 김경미(애니 김) 등 일부 선수는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해변으로 향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이시우 코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긴장을 풀고 컨디션을 조율하는 것 또한 전지훈련의 중요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박지영 역시 ‘꿀 같은 휴일’을 훈련에만 몰두하며 보내지는 않았다. 연습 라운드를 마친 그는 늦은 오후 포르티망 시내의 대형 쇼핑몰로 향했다. 전지훈련 중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그는 “주말은 마트에서 장을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라며 “쉴 수 있을 때 쉬는 것도 한 시즌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주말에는 휴식일을 이용해 인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다고도 했다.

전지훈련 휴식일의 풍경은 이렇게 갈렸다. 누군가는 해가 뜨자 레인지로 나가 감각을 붙잡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몸을 쉬게 하거나 생활을 정비하며 다음 훈련을 준비했다. 방식은 달라도 목적은 같다. 새 시즌을 향해, 하루라도 더 나은 컨디션으로 출발하기 위해서다. 해가 뜨면 나가고, 필요하면 쉬는 것. 휴식까지 설계하는 것이 프로들의 겨울이다.

포르티망=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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