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이 고점일 줄" 주식 판 임원도 '후회'…55만원 뚫었다 [최지희의 테크 백스테이지]

2 hours ago 1

"지금이 두 번 다시 안 올 고점인데, 먼저 파는 자가 '승리자'다"
지난해 6월, SK스퀘어의 주가가 13만원대에 오르자 주식을 보유한 SK그룹 임원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이런 대화가 오갔다고 합니다. "여기서 '더 오를 구석'이 없어 보이니 빨리 팔아버리는 게 답이다"라는 의미였죠. 하지만 지난 2월 13일 종가 기준 SK스퀘어의 주가는 55만8000원입니다.

'더 오를 구석이 없다'는 13만원대서 무려 4배는 오른 셈입니다. 지난해 2월 9만원대였던 주가를 생각하면, 천정부지로 오른 거죠. 13만원대에 주식을 모두 처분하며 '승자'로 불렸던 임원들은 지금 'SK스퀘어'라는 기업명조차 듣기 싫어하는 모양새입니다. SK스퀘어는 왜, 어떤 이유로 이렇게 훨훨 날아다니는 걸까요.

하이닉스 덕 톡톡히 보고 '훨훨'

"13만원이 고점일 줄" 주식 판 임원도 '후회'…55만원 뚫었다 [최지희의 테크 백스테이지]

SK텔레콤은 들어봤어도, SK스퀘어가 도대체 무슨 회사인지 모르는 독자분들도 많을 겁니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이 2021년 11월 인적분할하면서 새롭게 생긴 반도체·ICT 투자 전문 지주회사입니다. 통신사업을 떼내 통신 전문사 SK텔레콤과 비통신·투자 전문회사인 SK스퀘어로 나누는 구조개편의 결과물로 탄생했죠. 당시 분할 목적은 SK텔레콤의 비통신 자산(반도체·플랫폼·콘텐츠 등)을 별도 지주회사로 분리해 SK하이닉스와 결합된 ICT·반도체 체계를 강화하는 데 있었습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통신과 AI·디지털인프라, 그리고 SK스퀘어의 반도체·투자 사이를 명확히 분리해 각각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 중심의 AI·반도체 성장축을 전략적으로 강화하려는 취지로 지주회사를 설립한 것이죠. 최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반도체 사이클과 밸류업 정책이 시장에 적중하자 주가가 크게 급등했고, 대표적인 ‘그룹 구조개편·AI 수혜주’로 불리고 있습니다.

SK스퀘어 주가 급등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설명됩니다. 사실 시장에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SK스퀘어 모회사'라는 점이죠.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지분을 약 20.1%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SK하이닉스의 실적과 평가가 오르면 지분 평가이익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회사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지난해 HBM3·HBM3E 등 AI용 고대역폭 메모리 출하량 증가, AI 서버 수요 확대, 중국·북미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으로 SK하이닉스 실적이 끝없이 성장하면서,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도 덩달아 재평가됐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반도체·플랫폼·콘텐츠 포트폴리오도 두루 갖췄습니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원스토어, 음원·콘텐츠 자회사 등 디지털 플랫폼·커머스·콘텐츠 자산도 다수 보유해, AI·플랫폼 수혜가 동시에 겹치는 구조를 잘 짜놨다는 겁니다. 이들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배당·지분 매각 등으로 현금흐름이 증가하면서 SK스퀘어도 덕을 봤다는 거죠.

승자의 타이밍인가, 후회할 패자의 시기인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지금이 '승리자'가 될 타이밍인지, 혹은 "팔지 말 걸" 후회할 시기인지 모두가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다만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중심 AI·반도체 사이클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서버용 HBM·AI 반도체 수요는 올해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죠. SK하이닉스 실적이 2025년 고점 이후에도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SK스퀘어의 지분 평가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입니다.

여기에 전략투자센터 출범과 해외 AI·반도체 투자 확대는 SK스퀘어의 주가 고공행진 랠리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죠. SK스퀘어는 미국·일본 등 AI·반도체 관련 기업에 200억 규모 이상 투자를 단행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향후 1000억 원대 추가 투자를 검토하는 등 글로벌 AI·반도체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 중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 중 하나인 '반도체 랠리'의 수혜를 톡톡히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13만원이 고점일 줄" 주식 판 임원도 '후회'…55만원 뚫었다 [최지희의 테크 백스테이지]

여기에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AI 풀스택'을 기업의 새 먹거리로 선언한 것도 SK스퀘어에겐 아주 큰 호재입니다. SK그룹 내부에서는 반도체부터 모델까지 아우르는 AI 생태계를 책임질 회사가 지주사인 SK스퀘어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에 너무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SK스퀘어 주가의 80% 이상은 SK하이닉스의 실적·가격 사이클에 의존된 구조이기 때문이죠. 만약 메모리 가격 하락, 서버 수요 둔화, 미국·중국 규제·환경 변화 등이 발생하면 단기간에 큰 변동성을 겪을 수 있기도 합니다. 선택은 단 한번 손끝에 달렸죠.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