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LAW] 데이터, 어디서 가져왔느냐가 침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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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입력 2026.10.12 08:00 우리가 지금 ‘클린 에셋’을 말해야 하는 이유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언제부터인가 계약서가 두꺼워졌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배우 섭외 계약서에 ‘3D 스캐닝 데이터 이용범위’ 조항이 생겼다. 제작 발표 자리에서 투자사 실사팀이 ‘AI 학습데이터 출처를 증빙할 수 있느냐’고 묻는 일도 낯설지 않다.이 변화의 배경에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빠르게 부상하는 하나의 기준이 있다. ‘디지털 클린 에셋(Digital Clean Asset)’이라 부를 수 있는 기준이다. AI 학습에 쓰인 데이터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는가, 배우의 신체 데이터를 동의 범위 안에서만 사용했는가. 두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있어야 실사를 통과한 자산으로 인정받는다. 두 위협은 성격도 터지는 시점도 다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이 둘을 하나로 뭉뚱그린다.AI 배경 합성툴로 세트를 만들고, 생성형 AI로 대본을 다듬고, AI 음악툴로 OST를 뽑는 일이 제작현장의 일상이 됐다. 학습데이터의 출처가 불분명한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언제든 저작권 침해소송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가 이미지생성 AI 기업을, 뉴욕타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낸 소송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정한근 법무법인 화우 고문. [사진=법무법인 화우]또 다른 사건에서 미국의 한 연방법원은, 합법적으로 취득한 데이터로 학습한 것은 공정이용이지만 해적판 사이트에서 700만권을 긁어와 쌓아 둔 행위는 별개라고 봤다. 학습행위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어디서 가져왔느냐가 침해를 가른다는 판단이다.이 소송의 당사자였던 앤트로픽은 2025년 9월 약 2조원(15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동의했고, 이는 미국 저작권소송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클린 데이터는 이제 도덕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출처를 대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투자 검토단계에서 먼저 걸러진다.그래서 관건은 그 출처를 증명할 수 있는 상태다. 라이선스가 확보된 학습 셋으로 간다는 방향은 되돌릴 수 없다. 대형 제작사는 자체 계약과 법무로 그 증거를 쌓고, 중소 제작사와 독립 창작자는 어떤 툴로 무엇을 만들었는지 기록해 두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학습데이터가 어디서 왔는가가 첫 번째 전선이라면, 두 번째 전선은 더 가까운 촬영 현장에서 열린다. 배우가 촬영 전 3D 스캔에 동의했다. 그런데 완성본 예고편에는 자신이 연기하지 않은 장면이 담겨 있었다.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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