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와 고평가가 지배하던 2021년과 달리, 이제 자본은 아무 곳에나 흐르지 않는다. 은행·법률·채용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세 명의 전문가를 만나, 벤처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2026년을 향한 흐름을 짚어봤다.
참석자
- 앤 김(Ann Kim) │ Stipple Bank 매니징 파트너 (전 Silicon Valley Bank 리더십)
- 제이 유(Jay Yu) │ Foley Hoag 파트너
- 존 김(John Kim) │ Paraform 창업자 겸 CEO (Felicis 주도 시리즈 A 유치)
■ “2021년은 밸류에이션의 시대, 지금은 단위 경제성의 시대”
사회자 2021년의 ‘비용 불문 성장’ 국면과 지금의 활황장은 무엇이 다릅니까?
앤 김
“2021년은 밸류에이션과 유동성의 시대였습니다. 제로금리 속에서 SPAC과 IPO 창구가 활짝 열렸고, SaaS 기업의 IPO 밸류에이션은 매출의 15~20배에 달했죠.
지금은 다릅니다. IPO 물량은 70~80% 줄었고, 매출 배수는 1.5~8배 수준입니다. 이제 스타트업은 서로가 아니라 실제 수익을 내는 상장사와 비교됩니다. 핵심은 단 하나, 단위 경제성(Unit Economics) 입니다.”
■ 계약서가 말해주는 시장의 변화
사회자 계약 조건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제이 유
“2021년엔 딜을 놓칠까 두려운 FOMO가 지배했죠. 지금은 리스크 회피가 기본값입니다. 초기 단계에서도 거부권이나 거버넌스 권한을 담은 사이드 레터가 흔해졌고, 창업자들도 이를 수용합니다.
또 하나는 LP의 ‘안전자산 선호’입니다. 실적 있는 대형 VC는 자금을 모으지만, 그렇지 않은 운용사는 고전합니다.”
사회자 AI 기업과 비(非) AI 기업의 격차가 크다는 말이군요.
제이 유
“맞습니다. 일부 AI 기업은 할인 없는 SAFE 계약서를 받습니다. ‘조건은 나중에 정하자, 일단 돈만 받아달라’는 식이죠. 반면 다른 산업군은 긴 사이드 레터와 과도한 보고 의무를 감내해야 합니다.”
■ “M&A, 조용하지만 확실히 움직이고 있다”
사회자 2026년은 M&A의 해가 될까요?
존 김
“인재 확보형 인수(Acqui-hire)는 더 늘어날 겁니다. 가장 희소한 자원은 결국 사람입니다. 대형 기업뿐 아니라 중견 스타트업도 초기 창업자를 영입하는 전략을 씁니다.”
제이 유
“불확실성이 컸던 2025년과 달리, 2026년엔 시장이 ‘새로운 표준’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M&A를 가능하게 합니다.”
앤 김
“저희 IB 부문도 바쁩니다. 딜 규모는 2억~30억 달러. 지난 18개월간 유니콘 CEO 교체가 잦았는데, 이는 매각 또는 IPO를 염두에 둔 구조조정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급여는 오르고, 지분의 매력은 줄었다
사회자 채용 시장의 변화는 어떻습니까?
존 김
“가장 큰 변화는 현금 보상의 급등입니다. 직군에 따라 기본급이 40% 이상 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분은 불확실하지만, 현금은 확실하니까요.
VP·디렉터급에서는 베스팅 조건 개선도 늘고 있습니다. 동시에 직접 창업을 택하는 인재도 많아졌습니다.”
■ 벤처 대출, 아직도 모르는 창업자가 많다
사회자 AI 기업도 벤처 대출을 활용하나요?
앤 김
“벤처 대출은 가장 오해받는 금융 수단입니다. 예컨대 1,000만 달러 투자를 받으면, 200~300만 달러의 대출 한도를 추가로 확보해 지분 희석 없이 런웨이를 늘릴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로보틱스 같은 하드웨어 기업은 매출 전에도 대출을 활용합니다.”
■ “투자는 분할 지급, 규율의 시대”
사회자 최근 대형 딜에서도 분할 지급이 늘었다고요?
제이 유
“그렇습니다. 마일스톤 투자와 슈퍼 프로라타 권리가 흔해졌습니다. 2021년의 반성입니다. 이제는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규율을 중시합니다.”
■ AI는 일자리를 없애는가
사회자 신입 채용이 줄고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존 김
“시장 진입은 확실히 어려워졌습니다. 반복적 업무는 AI가 대체합니다. 하지만 판단·의사결정·취향을 요구하는 역할의 가치는 더 커지고, 보상도 오릅니다. AI는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인재를 양극화합니다.”
■ 창업자를 위한 마지막 조언
앤 김
“밸류에이션에 집착하지 마세요. 광풍은 당분간 오지 않습니다. 펀더멘탈과 단위 경제성, 그리고 진짜 도움 되는 이사회 멤버에 집중하세요.”
제이 유
“까다로운 사이드 레터에는 반드시 ‘다음 라운드에서 소멸(Sunset)’ 조항을 넣으세요. 오늘의 타협이 내일의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존 김
“시리즈 A~B 단계에선 조직 전환 속도가 생각보다 빠릅니다. 관리자와 실무자의 비율을 관리하고, 채용 기준은 절대 낮추지 마세요. 밀도 높은 팀이 최고의 경쟁력입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4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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