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군 리더의 힘]임병택 시흥시장, 2026년 예산안 1조6419억원으로 AI·바이오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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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와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배곧대교, 시청 앞 고밀·복합 개발.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이 민선8기 사실상 마지막 예산안에 이 세 가지 축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흥의 다음 10년을 좌우할 분기점”이라고 못 박았다.
임 시장은 27일 시흥시의회 정례회에서 2026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바이오 융합 클러스터, 광역교통망, 시청역세권 고밀·복합 개발을 긴밀히 연계해 시흥의 미래와 균형발전을 이끌 하나의 큰 축으로 추진하겠다”며 “현재와 미래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2026년도 시흥시 총예산안은 1조6419억원 규모다. 일반회계는 1조4135억원으로 전년보다 8.3% 줄었지만, 미래산업·광역교통·도시재생·노동·안전·세대 맞춤 복지 등 핵심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이 27일 열린 제323회 시흥시의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 참석해 내년도 시정 운영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임병택 시흥시장이 27일 열린 제323회 시흥시의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 참석해 내년도 시정 운영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한국형 보스턴으로’…AI·바이오 융합 클러스터 본궤도

임 시장이 가장 먼저 꺼낸 키워드는 'AI·바이오'였다. 시흥은 지난해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를 유치하며 '대한민국 대표 AI·바이오 혁신도시'를 선언했다. 2029년 개원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한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은 진료·연구 중심 미래병원으로, 클러스터의 핵심 축이다.

올해 2월에는 경기형 과학고를 은계지구에 유치했고, 6월에는 종근당과 2조2000억원 규모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개발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는 약 950억원 규모 토지매매계약을 마쳤으며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도 1250억원을 투입해 'KTR 시흥 바이오메디컬 연구소'를 조성한다. 이미 약 109억원 상당의 토지 계약을 끝냈으며, 다음달 4일 기공식을 열고 사업을 본격화한다. 9월에는 시민 숙원 사업이던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이 착공 단계에 들어가면서, 시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와 같이 연구기관·병원·기업이 촘촘하게 연계된 전주기 원스톱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국형 보스턴 모델' 실현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수도권 제2순환·배곧대교, ‘초광역 바이오 벨트 여는 관문’

AI·바이오 클러스터의 외연을 넓히는 핵심 과제로는 광역교통망 확충이 제시됐다. 시흥시는 인천공항·인천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배곧대교를 '세계형 초광역 바이오 클러스터'를 여는 관문 인프라로 설정했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는 국가간선도로망 순환 2축을 완성하는 국가 사업이지만 안산~인천 구간은 여전히 추진이 멈춰 있는 상태로, 시는 사업 지연에 따른 연간 1100억원 규모 경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화호 개발과 거북섬 활성화를 위해서도 조기 착공이 필요하다고 보고, 타당성 재조사 기간 단축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사업 재가동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배곧대교는 경기도와 인천시를 잇는 해상교량이자 시흥 메가 바이오 클러스터를 뒷받침할 국가 기반 시설로 위치 지어졌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제동이 걸려 있으나, 시는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기본 원칙으로 국책사업 지위 확보,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등 제도적 보완을 병행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2023년 9월 열린 수도권 제2순환선 시화MTV구간 개통식에 참석했다.임병택 시흥시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2023년 9월 열린 수도권 제2순환선 시화MTV구간 개통식에 참석했다.

시청역세권 고밀·복합 개발…‘시흥 미래 결정할 새 중심축’

시흥시청 앞 고밀·복합 개발 사업은 시흥 도시 구조를 재편할 핵심 축으로 꼽힌다. 시청 일대는 행정 중심지이자 서해선·신안산선·경강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충지로, 단순 역세권을 넘어 지역경제와 도시 브랜드를 끌어올릴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평가된다.

시흥시는 내년 상반기 시유지와 공원부지 등 약 3만600㎡를 묶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시흥도시공사를 사업시행자로 하는 고밀·복합 개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적정 규모의 주거시설과 공공시설을 집중 배치해 시청 앞 상권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LH 보유 상업용지 개발을 유도하고 시청역·능곡역 연계를 통해 도시 전반으로 파급효과를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 시가 HL 디앤아이한라와 체결한 민간 고밀·복합 개발 협약도 신안산선·경강선 개통과 맞물려 주거·교통·상업·문화 기능이 집적된 복합 거점 조성에 활용될 전망이며, 개발이익은 도시 전역에 환원해 시민 삶의 질 제고에 투입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신도시-원도심 잇는 균형발전…‘원도심이 시작이자 끝’

균형발전은 시흥시 도시정책을 이끄는 중요한 원칙이다. 시흥·광명지구는 토지 보상에 착수하며 개발 기대가 커졌고, 1만405호 규모 거모지구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시흥시는 매화역 신설과 매화지구 개발로 여의도까지 25분대 광역 교통축을 만들고, 서해선을 축으로 시흥대야 역세권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과 3201호 주택이 들어설 하중지구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하중역 신설, 경강선 장곡역, 월곶~배곧 트램 등 동서 교통망 확충도 병행한다.

시흥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균형발전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과제로 삼고 노후 주거지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정비예정구역 중심에서 생활권계획 체계로 전환하고, 용도지역 기준을 구체화해 허용 용적률을 높이며 주민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따른 조례 제정과 주민 설명회를 통해 정왕동 등 30년 이상 노후 주거지 재건축·재개발을 지원하고, 북시흥농협 이전 부지와 구 시청 일대는 시흥도시공사·도시재생지원센터와 연계해 시민 공간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흥시가 2023년 11월 마련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모습.시흥시가 2023년 11월 마련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모습.

‘노동 전담부서까지’…노동·안전 예산 대폭 손질

시흥시는 제조업 기반 도시답게 노동·안전을 시정의 최우선 의제로 끌어올렸다. 시는 그동안 노동자지원센터 운영, 이동노동자 쉼터 '온마루' 설치,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개소 등 현장 밀착형 정책으로 노동자 권익 보호에 나서왔다.

2026년 예산안에는 비정규직·영세 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노동상담 전담 노무사 배치, 노동 인권 교육, 노동조건 개선, 노동정책 연구에 4억2000만원, 소규모 기업환경 개선에 2억7000만원이 반영됐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동안전지킴이' 사업도 계속 이어간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올해 재난관리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과 민·관 협력 안전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신천 우수저류시설 설치(총사업비 약 340억원), 하수관로 기술진단·정비, 오수관로·빗물받이 확충 등에 예산을 집중해 침수와 도로함몰 위험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중소기업·AX 허브…‘제조도시 체질 바꾸는 3축’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책도 예산안에 담겼다.

시흥시는 기업·상권 현장지원단을 운영해 업종·성장단계별 맞춤 지원 체계를 만들고, 중앙·광역 전문가 그룹과 연계해 상위기관 공모·과제에 선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3년간 최대 97억원을 투입하는 '상권 친화형 도시 조성' 공모사업은 소상공인 원스톱 통합지원센터, 로컬크리에이터 지원 등을 포함해 지역 상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내수 진작 행사 '흥해라 흥세일'에서 지역화폐 '시루' 금·토·일 결제액이 전달 대비 평균 2.8배 증가하고, 전통시장 방문객이 평일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성과도 소개됐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로봇 지원도 본격화한다. 국도비 포함 280억원 규모 '반월·시화형 AI제조혁신 실증 및 AX 허브 구축사업'을 통해 AX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산단 입주기업의 AI 도입·활용을 지원한다. AX 선도공장, 클라우드 기반 업종별 맞춤형 제조 AI 서비스 개발 등도 포함됐다.

청년 엔지니어 육성 사업에는 2억원을 편성해 청년·기업·대학·지역사회가 함께 미래 제조 인재를 키우는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육성자금 27억원, 소상공인 특례보증 9억원도 편성해 경영 안정을 돕는다.

시흥시 소상공인연합회가 6월 '2025년 시흥시 소상공인연합회 공동연수'를 정왕동 옥구공원과 월곶동에서 개최하고 기념 촬영했다.시흥시 소상공인연합회가 6월 '2025년 시흥시 소상공인연합회 공동연수'를 정왕동 옥구공원과 월곶동에서 개최하고 기념 촬영했다.

돌봄·교육·청년·노인…세대 맞춤 시흥형 정책

시흥시는 평균연령 42.3세의 젊은 도시다. 시는 '신생아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별 맞춤 정책'을 강조하며 돌봄·교육·청년·노인 예산을 배치했다.

2022년 경기도 최초로 출범한 시흥돌봄SOS센터는 동 단위 돌봄 체계를 구축했고, 경기도 누구나 돌봄 사업으로 확대됐다. 2026년 관련 법 시행 이후에는 통합돌봄을 더 주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야동 공공산후조리원에는 14억4000만원을 편성해 부모 부담을 줄이고 출산 친화 환경을 조성한다. 초·중·고 학생 1인당 10만원 입학준비금 예산 16억원으로 교육비 부담을 덜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은계지구 경기형 과학고는 2029년 개교를 목표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흥시청소년재단은 청소년청년재단으로 확대 개편해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잇는 정책 단절을 줄이고, 청소년 시기 사회참여·진로 준비를 강화한다.

노인복지 분야에서는 정왕 노인복지관이 내년 3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층 규모 복합 시설로 건강·여가·복지 기능을 갖춘다. 65세 이상 어르신 대중교통 지원비 22억원도 편성해 사회활동 지원과 이동권 보장을 병행한다.

시화호·갯골·아트센터…‘자연·문화 결합한 K-컬처 도시’

시흥시는 시화호와 갯골, 호수공원 등 자연 자원을 기반으로 'K-컬처 중심 도시' 구상도 내놨다. 시흥갯골축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대표 생태문화축제로 자리 잡았고, 새로 문을 연 해양생태과학관과 제17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은 시화호의 해양레저 거점 가능성을 확인했다.

경기도는 2023년 '시화호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고, 2024년 '시화호의 날'을 지정했다. 올해는 '시화호 활성화 5개년 계획'도 수립했다

시흥시는 거북섬을 사계절 해양레저·문화콘텐츠 복합 관광지로 육성하고, 연꽃테마파크는 2027년까지 공원 확장 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은계호수공원·물왕호수는 특성에 맞는 문화 프로그램을 입혀 생활 밀착형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내년에는 710석 대공연장과 301석 소공연장을 갖춘 시흥아트센터가 문을 연다. 지난 9월 프리뷰 페스타를 통해 7만여 관람객을 모았고, 국립오페라단과 공연 협약을 체결해 콘텐츠 공급 기반도 마련했다.

시흥물환경센터에는 100% 국비로 유물 보관시설 '예담고'를 조성해 오이도박물관·선사유적공원과 연계한 역사·문화 벨트를 만든다.

시흥아트센터 투시도.시흥아트센터 투시도.

‘현재와 미래 모두 살기 좋은 도시’…1조6419억원 투입

시흥시 2026년도 예산안 1조6419억원 가운데 미래산업 기반 조성 47억원, 대도시 인프라 565억원, 시민 안전·편의 335억원, 민생경제·강소기업 육성 224억원, 탄소중립·환경 580억원, 미래교육·첨단산업 131억원, 취약계층 지원 1486억원, 보훈·어르신 453억원, 청년·청소년·다문화 145억원, 아동·여성 453억원, 문화·체육·관광 114억원, 보건·의료 285억원, 농·축·수산 101억원 등으로 편성됐다.

임병택 시장은 “60만 시흥시민의 노력으로 마련되는 예산인 만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며 “2000여 공직자가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흥의 모든 정책은 시민의 평범한 행복을 위한 한 몸”이라며 “미래 시흥의 청사진을 완성하고, 그 결실을 모든 시민께 온전히 돌려드리기 위해 남은 민선 8기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흥=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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